'이름'이란 단어는 '이르다(謂)'나 '말하다'는 뜻을 가진 옛말 '닐다'에서 출발해 '닐홈― 일홈― 이름'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사람의 경우 주로 성(姓)에 붙은 개인명만을 이름이라고 하지만 넓게는 성을 포함해 사람이나 사물을 부르거나 가리키는 모든 명칭을 지칭한다.
이름은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우리 조상들의 경우 더욱 각별했다. 유가(儒家)에서 이르는'이름이 곧 몸이요, 몸이 곧 이름'이라는 '명체불리(名體不離)'도 이름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문중마다 항렬을 정해놓고 그 항렬에 따라 이름을 지어야 했으며, 이름을 잘 짓기 위해 작명소나 철학관을 찾는 관습은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다.
이름은 사람에게만 중요한게 아니다. 기업은 창업때나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때 이른바 '브랜드 네이밍(Brand naming)'이라는 '이름짓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어떤 이름을 쓰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의 사랑을 오래 받느냐, 아니면 소비자들의 기억속에 미처 자리잡기도 전에 사라지느냐는 명운(命運)이 갈리기 때문이다. 생명이 긴 제품 브랜드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기업에게 엄청난 부가가치를 안겨준다.
브랜드 네이밍은 제품의 차별화 뿐 아니라 홍보의 전제조건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홍보를 전제로 해야 하는 네이밍에서는 읽기 쉽고, 듣기 쉽고, 말하기 쉽고, 외우기 쉬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최근 국제화 시대를 맞이 이같은 원칙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낀 새만금사업은 이같은 추세와 달리 정작 투자 주체인 외국인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네이밍 실패사례로 꼽힌다. '새만금'의 어원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만경평야의 '만(萬)',김제평야의 '김(金)'자를 따 새 옥토를 조성한다는 의미로 새만금이라는 명칭이 채택됐다. 그러나 이런 의미와 달리 영문발음이 외국인들이 부르기 어렵고 어색하다는 사실이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시대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작명(作名)이었던 셈이다. 이같은 지적에 따라 새만금 별칭(닉네임) 공모가 11일 까지 진행되고 있다. 대상에게는 상금 1000만원등 상금도 적잖다. 사업 성격도 제대로 부각되면서 외국인들이 부르기 쉽고 친근한 새로운 새만금의 닉네임 탄생을 기대해 본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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