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를 내고 독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독자들이 오히려 작품을 쓴 것 같고, 저는 독자처럼 듣고만 있을 때가 많았어요. 독자들이 저보다 훨씬 할 말이 많은 이상한 작품이었죠.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시간을 가졌다는 것은 제게도 소중하고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출간돼 독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으로 받으며 '엄마 신드롬'까지 낳은 신경숙(46) 씨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창비)가 출간 10개월 만에 100쇄, 100만 부를 돌파했다.
매달 10만 부 가량이 팔린 것으로, 국내 순문학 단행본으로는 최단 기간 100만 부 돌파기록을 세우게됐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10여개 국의 독자들과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내년 초 무대에 올려지는 연극을 비롯해 영화와 뮤지컬 등으로도 관객을 찾아간다.
100만 부 돌파를 기념해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들과 만난 신씨는 "책을 쓸 때 100만 부라는 숫자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지금도 그 숫자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가슴 설레고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씨는 이런 예상치 못한 열띤 반응을 작품에 담긴 '진정성'과 더불어 '엄마'라는 존재 자체가 가진 힘으로 돌렸다.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국 문학사에서는 장편의 형식을 띠고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라는 존재의 내면과 외면을 파헤쳐 들어간 소설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다지 읽기 편한 소설이 아님에도 '엄마'라는 매개가 이를 뛰어넘어 독자들과 만나게 해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작가는 지난 10개월간 전국 곳곳에서 강연과 북콘서트, 사인회 등 다양한 형태로 독자들과 만났다. 작품을 매개로 한 작가와 독자 모두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은 '엄마 신드롬'의 또 다른 원동력이기도 했다.
"엄마와 함께 오신 분들이 많고, 만나면 일단 우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앞으로 엄마 생일을 꼭 챙겨야겠다는 분부터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화해하게 됐다는 분, 글을 못 읽는 엄마에게 책을 읽어드렸다는 분들도 있었죠. 돌아가신 엄마의 일기장을 주신 분도 계셨고요. 이런 얘기들을 다 듣고 소설을 썼더라면 또다른 얘기가 되었겠다 싶을 정도로 많은 엄마 얘기를 들었습니다."
문학의 주요 독자층인 20-30대 여성을 넘어서 중장년층 남성을 비롯한 여러 독자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았다는 점도 '엄마를 부탁해'의 특징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이 소설이 "엄마와 딸의 이야기나 엄마와 아들, 엄마와 아버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엄마라는 존재가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는지를 따라가는 소설"이라며 "엄마의 삶을 들여다보면 각자의 삶이 자연스레 따라나오게 된다"고 폭넓은 지지의 요인을 말하기도 했다.
한편 창비는 이번 100쇄 100만 부 돌파를 기념해 작가의 사인이 담긴 3만 부 한정 양장본을 제작하는 한편 유명 성우들이 참여한 오디오북도 제작해 아름다운 재단을 통해 전국 각 지역 시각장애인 도서관과 작은 도서관, 이주노동자 도서관 등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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