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의 왕은 단연 자연송이다. 하늘로 뻗은 고송(古松) 아래서 땅의 기운을 흠뻑 받아서일까. 부드럽게 씹히는 맛과 은은하게 퍼지는 솔향이 일품이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자연산 송이 3톤을 선물했다가 고위직 간부들이 송이의 배분을 놓고 다툼이 벌어져 한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송이는 고단백, 저지방, 저칼로리인 최고 건강 식품이다. 체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한다.
버섯 속에 든 성분 베타글루칸이 면역력을 증진시켜 암을 예방하고, 활성 산소를 제거해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고, 노화까지 늦춰주기 때문이다. 특히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항종양 단백질 MAP가 들어 있어 항암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버섯 속 칼륨은 나트륨, 식이섬유는 노폐물과 콜레스테롤을 배출시켜 몸을 맑게 한다. 건강식으로 원기를 보충할 수 있기 때문에 항암과 혈압상승 억제 등에 효과가 높다. 특히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 충분히 섭취하면 몸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어 독감 예방에 도움이 된다. 최근엔 고가인 자연산 송이의 대체 식품인 새송이버섯도 인기다. 비타민 C·B2·D와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다.
송이는 일단 맛있다. 버섯의 영양 성분은 수용성이므로 끓여서 먹는 게 좋은데, 찌개나 전골에 조금만 넣어도 송이의 향이 다른 모든 재료를 압도한다. 모든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고, 어떤 음식이든 그 맛을 돋워주는 까닭에 전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즐겨 먹는 공통 식품이다.
송이는 소금을 뿌려 살짝 구울 때 나는 감칠맛 때문에 선호되기도 한다. 석쇠나 프라이팬에 기름 없이 굽고, 소고기나 해물과 함께 볶기도 한다.
송이요리는 박박 씻지 않고, 익힐 때 향과 질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질할 때는 물에 씻지 않고, 겉에 묻은 이물질만 젖은 수건 또는 키친타월로 닦아내야 한다. 길쭉하고 얇게 썰어 요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오래 끓이거나 익히면 향이 날아가고 씹는 느낌이 약해질 수 있으니 유의할 것.
박광옥 전주전통문화센터 전통음식팀장은 "자연송이는 머리를 볼 때 우산모양처럼 피지 않은 것이 신선한 것"이라며 "그 맛과 모양을 살리려면 끓이든가 굽는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조리를 가급적 줄이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가인 송이는 귀한 만큼 단연 인기가 높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격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1kg에 80만원선까지 가격이 치솟았으나, 비가 많이 내린 데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자연송이가 일찍 출시되는 등 채취량이 평년보다 늘었기 때문. 가격도 지난해보다 30∼40% 가량 줄어 1kg에 45∼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엄선된 자연송이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주로 특급 호텔가다. 워낙 비싼 탓에 송이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일반 식당은 드물고, 호텔들이 대량 구매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송이를 확보하고 있어서다.
큰 맘 먹고 자연송이 요리를 하다 망치는 게 두렵다면 호텔에서 다양하게 선보이는 자연송이 요리를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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