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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축제] 가을 길목에서 만난 '잔잔한 詩'의 감동

열 여섯번째 시와 소리의 만남…김정웅·오창렬 시인 초대

(왼쪽부터) 김정웅 시인, 오창렬 시인. ([email protected])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커다란 실패가 있겠지만, 제겐 세 번의 실패가 있었습니다. 첫째가 문학의 실패였고, 둘째가 인생의 실패(선거의 실패), 연애 실패가 세번째 였습니다. 특히 석정 선생 문하에서 공부하면서, 최고의 미담을 노리는 시인으로서는 실패했다는 점이 늘 안타깝죠. 다만 실패는 성공을 다짐하는 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지난 25일 오후 3시 스타상호저축은행 부설 고하문예관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제16회 시와 소리의 만남'에 초대된 김정웅 시인은 자작시 '판소리', '선운사 바람소리', '안나의 강변'을 외워 낭송했다.

 

고창 출생인 그는 판소리 고어체를 알아보기 쉬운 현대시어로 번역해 재조명했던 자신의 시집 「판소리」를 소개하며 "어렸을 적 고향에서 호구잽이 하면서 보냈던 시절을 추억하며 시 '판소리'를 썼다"고 설명했다.

 

'안나의 강변'은 군 시절 위문편지로 외로운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여줬던 첫사랑을 소재로 한 시. 그는 "시와 관련있는 지인들이 여길 방문해 인사시켰는데, '안나의 주인공'만 빠져서 안타깝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평소 말을 아끼는 오창렬 시인(전주 상산고 교사)는 조심스럽게 자작시 '부부', '하섬에서', '천천히'를 읽어내려갔다.

 

그는 고향 아랫집 사는 노부부가 장을 보고 멀찍이 걸어가는데 나중엔 하나의 소실점으로 되는 모습을 보면서 호들갑스럽지 않지만, 묵묵한 동행이 마음에 많이 남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하섬에서'는 술을 왕창 마시고 변산 앞바다 하섬에서 파도만 우두커니 바라보며 썼던 시라며 결국 문학은 대상과의 소통의 열망에 다름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이날 중요무형문화재 제83-나호 이리향제줄풍류 이수자인 김계선씨(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 단원)는 '15현 가야금 독주곡 흥''성금연류 가야금 산조'를 연주, 은은한 선율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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