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 "말이 예술인의 거리지, 예술인은 물론이고 손님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어요".전북 군산시 개복동 '예술인 거리'에 입주한 예술인들은 요즘 불만이 이만저만아니다.
지난해 '예술인 거리'를 조성한다는 군산시와 한국미술협회 군산지부의 말을 믿고 이곳에 들어왔지만 1년이 지나도록 좀체 활기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술집과 집창촌이 밀집했던 개복동 골목을 예술인 거리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9월께.지난 2002년 집창촌에서 난 화재로 무려 13명의 여성이 숨진 이후 사실상 방치되다시피한 이곳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미협 군산지부 회원 40-50여 명은 방치된 점포 등을 사들여 자신의 갤러리와 작업실 등으로 꾸미는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서울의 '인사동'이나 '동숭동 대학로'처럼 지역인과 예술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전통문화 거리를 조성하자는 뜻이었다.
군산시도 미술협회의 뜻에 공감을 표하고, 도로 및 간판정비와 조형물 설치 등기반시설의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예술인 거리에서는 예술인은 물론이고 일반 고객들의발길도 뜸하다.
300m에 이르는 예술인 거리에는 지난해 일부 미술품 및 수석 판매점과 개인 화실 등 10여 개의 예술 관련 점포만 둥지를 틀었을 뿐 이후 점포의 입주가 뚝 끊겼다.애초 사업 취지에 공감하고 이곳에 들어온 일부 예술인마저 최근에는 이전을 고려하는 등 예술인 거리가 정작 예술인으로부터 외면받는 것이다.
루벤스 갤러리 한경자 원장은 "지난해 예술인 40-50여 명이 모여 결의할 때만해도 군산시가 거리와 간판 정비 등의 지원을 약속했었다"면서 "하지만 1년이 넘도록 시의 지원이 전혀 없어 오히려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실제로 이곳에 들어선 예술 관련점포도 40-50여 년 된 건물의 간판과 뒤엉킨 낡은 전선 등에 가려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
예술인은 물론이고 각종 미술품을 사려고 이곳을 찾는 손님도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대다수 예술인도 "예술인 거리로 분위기가 잡히면 들어가겠다"며 입주를 꺼리고 있다.
박정희(여) 시의원은 "지역 예술인이 자발적으로 나서 개복동 골목의 이미지 쇄신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데 재정적인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면서 "시에서도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예술인의 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구상했지만 예산부족으로 사업을 제때 추진하지 못했다"면서 "내년부터는 예술인 거리 추진위원회에서 제안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사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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