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글섬'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부톤섬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상도 크기만한 이 섬은 인구가 8만여 명으로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이 대대로 살아온 곳이다.
이들은 독자적인 언어는 있지만 문자가 없어 모어(母語)교육을 못해 고유어를 잃을 처지에 있었다. 이를 알게 된 한국의 훈민정음학회 관계자들이 찾아가 한글 사용을 건의해 올 부터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
지금은 이곳 초등및 고교 2곳에서 한글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한글의 첫 수출인 셈이다. 교과서에는 찌아찌아족의 언어와 문화, 부톤섬의 역사와 사회는 물론 한국 전래동화인 토끼전도 들어 있다고 한다.
종전에 중국 흑룡강이나 태국, 네팔 오지의 소수민족에게 비공식적으로 한글을 전파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점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일이다. 이를 계기로 이 섬을 방문하려는 한국인이 줄을 잇고, 한글 세계화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마침 정부도 한국어를 보급하는'세종학당'을 2015년까지 전세계 500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나아가 기존 한국어 보급기관의 명칭을'세종학당'이란 브랜드로 통합관리할 계획이다. 그동안 한국어 보급기관은 한국문화원, 한글학교, 세종학당 등 이름이 여럿이었다. 그래서 프랑스의'알리앙스 프랑세즈', 독일의'괴테 인스티튜트'에 비해 인지도가 크게 떨어졌다.
또 최근에는 중국'공자학원(孔子學院)'의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다. 서울 강남에 2004년 11월'공자 아카데미'가 첫 문을 연이래 세계 81개국에 324개가 운영되고 있다. 도내에도 지난 6월 우석대에 전국 14번째로 설립되었다.
사실 한글의 우수성은 우리보다 외국에서 더 호평을 받는 느낌이다. 미국 메릴랜드대 로버트 램지 교수는 지난 6일 워싱턴D.C.에서 가진 강연에서 "한글은 소리와 글이 서로 체계적인 연계성을 지닌 과학적인 문자"라며 "위대한 성취이자 세계의 알파벳"이라고 극찬했다.
1913년 우리 글을'한글'이라고 지은 주시경(周時經) 선생은 "한글은 세계 우등어법의 하나요, 가장 편리한 기음문자"라고 정의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외국어에 치이고 인터넷 비속어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1992년부터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563돌 한글날을 맞아 다시금 돌아볼 일이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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