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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항녕의 인문학 에세이] 고생물학자가 분석한 인간과 문명

굴드의 '풀하우스'

굴드(Stephen Jay Gould. 1941-2002), 그는 맨 처음 다음과 같은 격조 높고 사색하지 않을 수 없는 말로 나에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빈곤의 비참함이 자연법칙이 아니라 우리들의 사회제도에서 비롯되었다면, 우리의 죄는 중대하다"는 다윈의 말로, 그리고 다음에는 "대중화란 진지한 학문의 위대한 휴머니즘적 전통의 일부분이지 단지 즐거움이나 이익을 위해 쉽게 고쳐 쓰는 훈련이 아니다"라는 자신의 말로. 그리고 그의 글은 내내 발랄하면서도 따뜻하다. 충북대 철학과 정세균 교수에게서 처음 굴드의 저서를 소개받았는데, 나는 처음 읽었던 굴드의 다른 저서 끄트머리에 이렇게 썼다. "굴드를 소개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그는 고생물학자이다. 고생물학 하면, 교과서에서나 보던 삼엽충 같은 걸 연구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삼엽충이나 박테리아 연구로 인간과 그 문명을 설명할 줄을 짐작이나 했겠는가? 이번에 소개한 야구 얘기도 그의 『풀하우스』3장에 실린 '4할 타자의 딜렘마'의 방법과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어떤 문장은 아예 그의 글을 옮겼다.

 

하바드 대학 교수를 역임한 그는 '단속평형설'을 통해 진화론의 새로운 획기를 열었다고 평가된다. 『이기적 유전자』나 『만들어진 신』으로 잘 알려진 도킨스는 굴드의 이론적 숙적이다. 이는 『다윈의 식탁』(장대익 저, 김영사)이라는 평이하면서도 기발한 저서에 잘 소개되어 있다.

 

고생물학자가 프로야구를 분석한 이유는 그가 뉴욕 출신으로, 프로야구팀인 뉴욕 양키즈의 열렬한 팬이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에서 4할 타자가 사라진 이유를 밝히는 과정에서, 그는 우리가 은연 중에 빠져 있는 분절적, 파편적 사고를 교정한다. 그리고 한층 야구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눈을 제공한다. 기타 한국 야구에 관한 통계는 한국야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얻었다.

 

/오항녕(한국고전문화연구원·수유+너머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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