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행정팀장 김준호
"전북도와 전주시, 그리고 도의회가 정치인의 한마디에 엉망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재개장을 결정한 전주 덕진수영장을 두고 나온 말들이다.
이는 전주 덕진수영장 재개장 결정에 이른 일련의 과정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도의회의 행보. 당초 덕진수영장에 대한 도의회의 입장은 '철거'였다.
지난해 덕진수영장 보일러 폭발사고 이후 여러차례 현장실사를 벌였던 도의회는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최근까지도 이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그렇지만 결정은 전혀 딴판이었다.
이로인해 '도의회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안건을 처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의회가 전북도의 오락가락한 행정을 눈감아 줬다는 것이다.
전북도의 행정도 일관성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당초 도는 지난해 12월 보일러 폭발사고 이후 안전상의 문제가 있는 만큼 덕진수영장을 폐장하고, 철거를 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올 7월에는 철거를 위한 도유재산관리계획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던 도가 최근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철거대신 12억원을 들여 보수를 한 후 전주시에 맡겨 재개장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도는 전주시 요구(36억원)와의 차이로 상당한 고생을 했다. 도의회에 수영장 재개장 계획안을 제출한 당일까지도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담당공무원은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이처럼 덕진수영장 재개장은 이들 기관중 결코 어느 기관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일반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덕진 수영장 재개장이 결정되면서 도와 시, 그리고 도의회가 한꺼번에 망가진 것이다.
이는 지난 4월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섰던 정동영 의원(전주덕진)이 선거 공약 등을 이유로 전북도 등에 수영장 재개장 요청을 털어내지 못한 업보였다. 한편으로는 정치인의 '말 한 마디'가 지닌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사안이기도 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