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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의 재발견] ②선진업체 '국순당' 횡성공장 가다

발효제어·냉장 기술 탁월 오랫동안 감칠 맛 유지

국순당 횡성공장 막걸리 생산라인(사진 위). 횡성공장 직원들이 사무실 한켠에서 막걸리 저장 여과공정 제어 장치를 살펴보고있다. 이강민([email protected])

공장에 들어서자 그윽한 누룩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지름 4m 크기의 20여개가 넘는 발효탱크는 시시각각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한눈에 온도·수위·발효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하루 100만ℓ의 술을 발효할 수 있는 대규모 현대화 시설이 눈에 띄이는 국순당 횡성 공장. 지난 2006년 일본 수출용으로 만든 막걸리인 미몽이 1분 당 20개가 만들어졌다.

 

막걸리 붐을 타고 막걸리 제조업체마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름 난 업체는 '물량이 없어서 못파는 지경' 또는 각종 언론에서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 일을 하지 못할 정도라는 불평도 스스럼없이 나오는 상태다.

 

도내 막걸리 산업의 지향점을 찾기 위해 첫번째로 찾은 업체는 국내산 쌀로 막걸리를 빚는 국순당의 횡성공장이다. 시설의 현대화와 엄격한 위생관리로 술의 전통을 이어가며 34개국에 우리 술을 수출한다.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산골짜기에 있는'주향로(酒香路)'에는 보통 하루 100여명씩 견학생이 다녀가기도 한다.

 

국순당이 내놓는 막걸리는 '미몽', 살균한 캔 막걸리, 일반 소비자는 구하기 힘든 일명 배용준 막걸리인 '고시레', 페트병에 담은 생막걸리, 고급 막걸리인 '이화주'다.

 

지난 9일 찾은 횡성 공장은 6개 생산라인 중 막걸리 라인은 2개다. 하루에 쓰는 쌀은 20톤 가까이 된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보통 10배 가량으로 막걸리의 매출이 올랐다. 특히 캔 막걸리는 수요를 다 맞추지 못하고 있다.

 

240㎖(출고가 640원)의 캔에 담긴 달다란 살균 막걸리는 보존기한이 1년이다. 지난 1996년 출시한 캔 막걸리는 휴대성으로 등산·골프용, 단맛으로 20대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전분이 발효에 필요한 양보다 많으면 발효가 되지 않고 당분으로 쌓여 단맛이 강하게 된다. 최근에는 아시아나 한일노선에 기내식으로 진출했다.

 

국순당 막걸리는 쌀을 찌지 않는다. 불린 쌀에 효소와 누룩을 넣어 발효시킨다. 또한 생막걸리의 전국적 유통을 실현했다. 막걸리의 1차 진화가 살균이었다면 2차 진화는 생주의 유통기한을 늘리기다. 발효제어 기술과 콜드체인(냉장물류시스템)을 확보, 고른 맛을 유지한 상태에서 전국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발효제어기술은 생막걸리 내 살아있는 효모의 활성을 조절하고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시키는 기술이다. 샴페인의 발효법을 생막걸리 발효에 접목시켜 지난 3월부터는 생막걸리를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고품질 쌀을 확보, 품질을 유지한다. 7년을 연구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한 설갱미. 멥쌀이지만 찰기를 띠는 쌀을 농가와 계약재배하고, 술 빚는 과정에서 나온 술지게미는 다시 농가에 퇴비로 공급해 친환경을 내걸고 있다.

 

국순당은 현재 막걸리의 표준화와 고급화에 주력한다. 홍보대행사 커런트코리아 이재승 과장은 "와인의 가격은 천차만별인데도 생막걸리는 보통 1병에 1000원으로 저가술 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서 "국순당 막걸리에는 진한 정도를 3단계로 표시해 막걸리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급 막걸리인 이화주는 1병에 1만원 가량이다. 고려시대부터 전해진 술로 도수는 14.5%이지만 백설기로 빚어 죽과 같으며, 단맛이 강한 술이다. 걸죽해서 일일이 사람 손으로 병에 담고 포장한다.

 

횡성 공장 최영환 부장(42)은 "현재 막걸리의 다양성은 원재료에서 비롯된다. 첨가물이 아닌 이화주처럼 원재료를 차별화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막걸리의 고급화도 이어갈 수 있다"면서 "현재 공장의 공터에 막걸리 라인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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