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리며 '들녘의 꿈' 공감하기…2017년까지 333개 마을 사업
<< 뙤약볕에 등이 뜨끈뜨끈하게 익어가면서 흘러내린 땀으로 발등을 적시고 흙을 젖게 한 전북의 쌀은 그저 바라보기도 아깝다. 하늘같이 귀하게 자란 전북의 쌀. 풍년이 만민에게 평등의 밥으로 돌려지길 기도하던 들녘의 꿈은 세월을 거스르지 않는다. 맑고 푸른 햇살과 대지 위의 곡식들, 논에 머무는 달디단 바람과 붉게 타는 노을. 전북에서는 다양한 농촌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농가에서 숙박을 하며 '농촌·문화·관광'을 경험하는 일석삼조(一石三鳥)형 농촌문화체험교실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더불어 느림의 미학을 배우는 시간, 팜 스테이(Farm Stay)다. >>
농촌체험마을이 많아진 것은 '살기 좋은 마을', '아름다운 마을', '전원 마을' 등 각종 마을 만들기 사업들이 생겨나면서부터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마을 만들기 관련 사업은 6개 부처에서 12개 사업. 전북은 182개 마을이 투자 지원을 받았고, 2009년 46개 마을이 선정됐으며, 앞으로 117개 마을이 시행되는 등 2017년까지 모두 333개 마을사업이 추진된다.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남원 혼불문학마을 등 26개 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장수 하늘네들꽃마을 등 100개 마을), 전원마을조성사업(완주 덕천마을 등 15개 마을), 어촌체험마을(고창 심원만돌하전마을 등 5개 마을), 신문화공간조성사업(완주 비비정), 살기좋은지역만들기(남원 대산운교마을 등 7개 마을), 정보화시범마을(임실 박사골마을 등 40개 마을), 농촌전통테마마을 조성사업(남원 인월 달오름마을 등 28개 마을), 자연생태우수마을(정읍 원천마을 등 4곳) 등이다.
꽤 많은 전북의 농촌마을들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농도'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다닐 만큼 자랑할 만한 농특산물이 많기 때문이다. 고창 용기마을(복분자), 군산 깐치멀마을(토마토), 남원 달궁마을(토종꿀)·달오름마을(박)·반달곰산채마을(감자)·춘향허브마을(허브), 무주 치목삼베마을(삼베)·하늘땅마을(배추), 부안 삼현뽕마을(뽕)·수련마을(솔잎송편)·후촌갈대숲마을(오디), 순창 고추장익는마을(전통장)·내룡마을(매실)·물통골마을(영지버섯)·서지마을(오디), 완주 동상곶감마을(곶감)·디지털산내골마을(표고버섯)·봉서골마을(상황버섯)·서두마을(생강)·오복마을(곶감)·창포마을(창포), 익산 가람들뫼마을(울금), 임실 사선녀마을(쥐눈이콩)·치즈마을(치즈), 장수 궁뜰마을(오미자)·당그래마을(사과)·연동마을(사과), 정읍 내장산마을(단풍분재)·산호수마을(야생두릅)·상동 회룡마을(감)·유기농마을(포도), 진안 가막마을(산양산삼)·감동마을(곶감)·금지배넘실마을(산나물)·노채마을(두부)·동신마을(꽃차)·마이산골마을(더덕) 등은 대표적인 예다.
대부분의 체험마을에서 모내기와 추수하기 등 농사의 각 과정을 경험할 수 있지만, 벼농사로 특화된 곳이나 계절별 체험 프로그램에 논농사가 직접 언급된 곳은 많지 않다. 농촌이면 당연히 논농사를 짓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농촌체험마을이나 농촌전통테마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 등은 불리는 이름만 다를 뿐, 기능은 비슷하다. 그러나 전북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마을 브랜드를 키워가는 마을이 많다.
친환경농산물을 활용한 식사와 체험을 진행하는 진안 능길마을은 도시민들이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숙박시설과 운영시스템을 갖춰 놓은 대표적인 농촌체험마을이다. 진안 부귀면 미곡마을은 건강하고 맛있는 밥상을 차리는 법을 알려준다. 오리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이용한 '생명의 밥상' 체험이다. 이 밥상에는 농약과는 딴 세상에 온 쌈채류가 가득하다. 오리농법을 통한 농사체험이 특징이다. 마이산과 원불교 성지인 만덕산 자락에 있는 진안 성수면 오암마을도 무농약쌀이 첫 손에 꼽히는 특산물이다.
해발 45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있는 진안 주천면 무릉마을은 백제시대에 마을이 형성되었을 정도로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 유명 관광지인 운일암·반일암(대불천 계곡)의 상류에 있어 물이 맑고 암벽과 숲이 절경을 이뤄 마을 이름처럼 무릉도원을 연상시킨다. 흑향미 논에 오리 입식하기, 허수아비 만들어 세우기, 참새 쫓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진안 안천면 맑은시암배실마을에 가면 맑고 깨끗한 것으로 명성이 높은 시암약수부터 마셔야 한다. 경운기 타기와 지게 지기, 장 담그기, 전통발효주담기 등의 체험은 그 뒤라도 충분하다.
부안 진서면 운호마을은 '하늘 위 맑은 구름들이 모여 호수가 된 마을'이다. 봄이면 못자리 만들기, 여름이면 콩파종, 가을이면 잡곡 수확, 겨울이면 달집 태우기 등 농사와 민속 체험이 가능하다. 밥맛 좋기로 유명한 계화미가 생산되는 부안 계화도 계상마을은 해풍쌀 생산지. 바닷바람을 맞으며 농촌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남원 산내면 매동마을은 지리산 청정쌀을 생산한다. 황소로 직접 논을 가는 체험과 우렁이를 방사하는 체험이 가능하다. 마을을 상징하는 대숲과 솔숲이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해 더 근사하다. 전북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꾸며놓은 예술작품 감상은 덤이다. 오리농법을 이용한 유기농 쌀을 생산하는 남원 아영면 봉대마을은 흥부의 따뜻한 마음이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청보리밭축제로 유명한 고창 공음면 선산마을은 보리 밟기와 보리화분 만들기, 보리피리 불기, 보리끄스름하기 등의 체험이 좋다. 가을에 콩 따기와 벼 베기 체험도 가능하다.
완주 고산면 땅기운(밤실)마을은 마을 이름처럼 친환경농법을 통해 땅의 기운을 살리고 있는 곳이다. 오리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는 논이 많아 봄이면 논에 오리를 방사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참게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전주 학전참게쌀마을에서는 참게방사 체험을 할 수 있다. 장수 천천면 하늘내들꽃마을은 우렁이 농법 친환경쌀. 반딧불이 사과로 유명한 무주 안성면 수락마을도 우렁이와 오리를 방사해 농사를 짓는다. 익산 망성면 어량마을은 게르마늄농법을 도입하여 친환경 농업을 실현시키고 있다. 정읍 산외면 공동마을, 군산 나포면 뜰아름마을, 김제 금구면 외갓집마을 등 둘러보면 모두 친환경으로 승부를 건다. 새끼 꼬기 체험이 필요하다면 장수 번암면 성암마을이 제격이다. 짚풀공예는 매동마을(남원)과 선산마을(고창), 능길마을(진안), 순창 구림면 안정마을과 부안 상서면 수련마을, 순창 구림면 물통골마을 등을 찾으면 좋다. 동네 어르신들의 옛 이야기를 들으면서 배우는 새끼꼬기는 아주 귀한 체험이다.
전북의 농촌체험마을들은 팜 스테이를 위해 찾아든 이들로 인해 더 분주해졌다. 더불어 농촌마을은 매일 매일 진화하고 있다.
/최기우(본보 문화전문객원기자·극작가)
※ 농촌체험마을 정보 검색
▲ 농촌전통테마마을 http://go2vil.org
▲ 인빌(행정안전부 지정 정보화마을) http://www.invil.org
▲ 팜 스테이 http://www.farmstay.co.kr
▲ 웰촌(녹색농촌체험마을) http://www.welchon.com
▲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http://www.jbares.go.kr
▲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어린이 농업교실 http://www.jbares.go.kr/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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