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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독립영화제 세미나 '대한민국 독립영화, 밤새 안녕하십니까' 열려

"열악한 환경, 공적 지원 필요"

'워낭소리'나 '똥파리'의 성공과는 달리 여전히 제작비와 스텝 구하기가 어려운 독립영화 현실에서 공적 지원의 중요성이 대두댔다. 독립영화 내부에서 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독립영화 노사정 협의와 스텝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지분 계약, 독립영화 기금 확보 등이 제시됐다.

 

지난 31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2009 전북독립영화제' 세미나 '대한민국 독립영화, 밤새 안녕하십니까?'에 참석한 독립영화인들은 자기희생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현 상황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는 "많은 독립영화인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스텝들이 남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상업영화가 '한국영화산업노조'를 결성, 노사협상을 이뤄내고 최저임금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많은 개선을 이뤄낸 것처럼 독립영화도 노사정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스텝들이 노,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사, 영화진흥위원회가 정이 되는 형식의 노사정 협의를 제안했다. 김조 대표는 "수익이 생길 경우 스텝들과 나누는 지분 계약을 하고, 영화발전기금에서 독립영화 발전기금 항목을 만들고 독립영화인들이 수익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 기금화하자"고 주장했다.

 

이송희일 독립영화 감독 역시 '문화의 공공성' 개념을 적용, 독립영화의 공공적 가치를 인정해 공적 지원을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송 감독은 "독립영화는 공동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하나의 문화적 전략이라는 보다 큰 그림 안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상업적 논리 안에서 이윤을 창출하지는 못했더라도 그 노동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이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최저생계비를 보장해 주는 유럽의 사례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립영화에 대한 현 정부 정책에 반발, 내적 반성도 이어졌다. 이송 감독은 "현 정부의 움직임은 독립영화가 보유하고 있는 공공성을 시장에 던져놓으려는 일련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일환"이라며 "독립영화 관객과 지지자들과의 접촉면을 더욱 능동적으로 해 자체 생존율을 높이는 방식의 자생력 확보에 우선 가치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교체와 더불어 일고 있는 영화계 좌파논쟁이 이데올로기 논쟁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자리다툼에 가까운 것 같다"고 진단한 김이석 부산독립영화협회 대표는 "날로 기술은 좋아지지만, 거칠지만 날이 서 있는 독립영화는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독립영화가 이제껏 지켜온 독자적인 영토를 잃어버리고 주류영화의 일부로 편입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일권 독립영화 프로듀서는 "그동안 독립영화계가 부피를 늘리고 시스템 갖추기에만 급급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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