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스토리는 약한데…. 사람들이 볼거리가 화려한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에 열광하는 걸 보면서 토종 뮤지컬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물론, 서울에서 만든 창작뮤지컬들이 인기를 얻고는 있지만 상업적인 면을 내세우는 것이 아쉬웠죠. 그래서 이왕이면 창작뮤지컬, 그 중에서도 우리 지역의 뮤지컬을 만들어 보자 생각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우리 뮤지컬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하고 있는 극단 명태의 최경성 대표(41). 15일과 16일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우리 뮤지컬 만들기' 다섯번째 작품 '포옹'을 올리는 그는 "개인적으로는 무거운 이야기를 할 때 정극으로 할 것인가 표현방법에 있어 노래와 춤을 넣을 것인가를 고민했었다"며 "우리 이야기를 음악극으로 풀어보려고 했던 것이 범주가 넓어지면서 사회적인 문제까지 건들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 뮤지컬 만들기'의 첫번째 작품은 부안 출생의 기생 매창의 애달픈 사랑이야기를 국악뮤지컬로 담아낸 '이화우 흩날릴 제'. 이 작품은 2005년 '전북연극제' 최우수작품상, '전국연극제' 금상 및 연기상, 충남 공주 '고마나루전국향토연극제' 희곡상 등 많은 상을 휩쓸며 명태에 자신감을 안겨줬다.
이후 강제집영을 당한 할아버지 이야기를 다룬 '이등병의 편지'와 도시에서 쓰레기를 줍는 할머니의 삶을 그린 '안녕, 오아시스', 논개를 조명한 '조선의 여인' 등을 창작뮤지컬로 만들어 왔다.
"2009년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면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새터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새터민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선택한 결과라는 점에서 이산의 아픔에 죄책감 더해지면서 더 고통스러워하지요. 뮤지컬 '포옹'은 몸은 한국에 있지만 마음은 아직도 중국에, 북한 수용소에, 그리고 그들의 가족에게 향해 있는 한국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탈북해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동현'과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조선족 '연희', 중국으로 넘어오는 도중 조선족에게 속아 가족을 잃어버린 '한창희',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위장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족 아줌마…. 이들에게 한국 사회는 결코 만만치 않다. '포옹'을 연출하는 최 대표는 "지금 대본이 10차 대본일 정도로 많은 수정을 거쳤다"며 "'포옹'은 새터민들과 조심스럽게 포옹하는 방법을 찾아 그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을 처음 만들었을 때 1년에 한 편씩은 창작초연을 올리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꾸준히는 못했지만 그래도 2년에 한 편 꼴로 창작품을 올렸던 것 같아요. 이제는 완성도 높은 우리 뮤지컬을 만드는 것이 더 큰 목표가 됐습니다."
명태란 이름은 최대표와 함께 창단을 이끌었던 고 박동화 선생의 딸 박의원씨가 지은 것. 생태, 북어, 코다리, 동태, 황태, 노가리 등 가공방법이나 포획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불려지는 명태처럼 배우도 작품마다 변신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명태의 '우리 뮤지컬 만들기'가 가능했던 것 역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고 해를 거듭하며 성장해 온 젊은 배우들 덕분. 최대표 역시 "부족한 제작비에 그나마 뮤지컬에 단련된 단원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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