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생활팀 기자 이세명
12월에는 각종 기관·단체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행사가 즐비하다. 대개 행사장의 맨 앞줄에는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 각종 단체장 등이 착석한다.
이들 중 일부가 축사로 나서는데 연사(演士)의 상당수는 의례적인 발언으로 지루함을 부른다. 경험이 많거나 자신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은 원고에 개의치 않고 간단히 또는 열렬히 말솜씨를 자랑한다.
일부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듣는 사람을 당황케 한다. 말 한마디가 화를 부르는 정치 관련 인사가 장소·시기 분별의 착오로 수상쩍은 언행을 하는 경우를 1일 전주시 서신동 소비자정보센터에 열린 제12회 소비자대회 행사장에서 경험했다.
시상식 전 마지막 연사로 나선 유유순 도의원의 위험한 발언은 '깜놀(깜짝 놀랐다)'이었다. 내년 지방선거를 거론하며 '김비어천가'를 불렀기 때문이다.
소비자 운동을 했던 유 도의원은 "지난 24년의 감회가 깊다"며 "이 건물(소비자정보센터)을 짓도록 지원한 도지사의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배신하고 사는 사람은 꼴불견이다"라고 말했다. 잠시 뒤 "내년 지방 선거로 지금 요동치고 있다. 여성의 힘으로 뭉쳐 사람을 정확히 보고 국회·자치단체에 가게 하자"고 덧붙였다. 이어 "정치에 뜻이 없었지만 주위의 권고로 입문했다. 그만둬도 시민과 함께 하겠다"는 소회도 밝혔다.
현직 자치단체장의 행로에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유 도의원의 발언은 약 1년 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을 받은 이무영씨를 떠올리게 했다. 그는 토론회에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허위사실공표죄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선거의 계절이 돌아온다. 관객을 당황케 하는 말을 조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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