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사회를 바꾼다] 전주 인후동 선변아파트 공동체

생명과학고 골프실습장설치 주거권 침해 주장…쾌적하고 안전한 생활환경 지키기 활동 나서

전주시 인후동 선변아파트 주민공동체가 지난달 말 도교육청에서 인근 생명과학고 골프실습장 건립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mail protected])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에 대해 주민들의 힘을 모아 제 목소리를 내는, 생활인권 찾기에 나서고 있는 주민공동체가 있다.

지난 9월부터 아파트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관계되는 문제를 공동으로 모색하고 있는 전주시 인후동 선변아파트 주민공동체(이하 선변 공동체)가 그들이다.

'선변공동체'는 인근 학교시설물의 골프연습장 설치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지역사회에 제기하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1월30일 이들은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근학교 시설물이 주민공동체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학생을 포함한 학부모 및 지역주민들의 권리회복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절차상의 하자에서 비롯된 문제와 권리간의 충돌을 도교육청이 일방적인 힘겨루기로 주민들에게 밀어붙이고 있다"며 "조정과 합의를 통해 타협점을 내세운 만큼 공공기관이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선변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 이은아씨(43)는 "저희들 대부분이 자식을 학교에 보내는 부모에요.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여름 내내 먼지와 소음으로 시달렸지만 학생들의 교육용으로 사용하면 참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도교육청은 인근 주민들의 권리보다는 자신들의 이해만 관철시키려고 하니 너무 답답해요"라고 말하며 한숨을 짓는다.

선변공동체의 권리 찾기의 활동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08년에도 아파트 분양업체가 분양당시의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공동체 모임을 형성하고 대응해 결국 분양업체가 주민들의 권리를 100% 이행하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북지역에서 '아파트 공동체 작은권리 찾기'를 시작한 최두현 운영위원장(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은 "선변공동체의 활동은 지역주민이 참여와 실천 활동을 선보인 아파트공동체의 기본사례가 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최 위원장은 또 "선변공동체가 앞으로는 공동체 프로그램을 충원해 보육, 학생상담, 도농교류, 노인문화 등의 영역까지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며 교육, 복지 분야로 활동영역 확대를 제안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와 제35조 1항은 국가의 인권의무와 국민의 환경적 권리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이것은 국민의 기본권에 관한 것으로 휴식을 취할 권리, 소음이나, 불빛 등 기타 방법으로 수면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 시야를 방해받지 않을 조망권 등 평온하게 살아갈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격언처럼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활동하는 '선변공동체' 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전준형 NGO객원기자 (전북인권교육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