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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허물자] ①정치-유권자 힘으로 구태정치 틀 깨야

기성정치인공천권 독점…정치신인 통원 차단

<< 역사속에서 승자로 기록된 많은 민족과 도시 국가들은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남들보다 월등한 군사력이나 풍부한 경제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변화에 대한 수용력, 즉 능동적 대처능력이었다. 자신들 보다 앞선 선진 문물이나 제도는 즉각 받아들이고 자기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제국으로 성장했고,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며 역사속에서 뚜렷한 자취를 남겼다. 반면 그렇지 못한 민족이나 국가들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이처럼 환경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처하고, 수용하느냐가 국가의 존망을 좌우했다.

 

현재 전북은 주변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내·외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한편으로 보면 이같은 변화요구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같은 기운들이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이나 질서를 고집하려는 내부의 강력한 보수·폐쇄성향 때문에 차단되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지역 사회의 발전의 장애가 되고 있는 낡은 시스템과 장벽들을 진단하고자 한다. 더불어 개선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한꺼번에 모든 게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캠페인은 우리 사회의 미래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변화의 제안이다. >>

 

"현실정치의 벽이 너무 높다."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고건 전 총리가 돌연 출마 포기를 선언하면서 던진 말이다.

 

고 전 총리의 포기 선언을 놓고 일반 국민들은 국무총리 두 번에 관선·민선 서울시장까지 지낸 그가 현실정치의 벽을 이유로 대권 뜻을 접은 이유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기성 정치권의 벽이 얼마나 높고 험한지를 알게 하는 계기가 된 것만큼은 분명했다.

 

그러나 정치의 벽은 중앙, 특히 대권가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시대가 다시 열린지 20년차를 맞은 오늘에도 전북을 비롯한 각 지역에서의 지방정치의 벽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그 벽은 세월과 함께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여기에는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방자치를 통해 지방의 정치인들을 자신의 용병으로 삼으려는 책략이 도사리고 있다. 자신들의 손과 발로 기능하는 인사들에 대한 개인적인 도제식 공천이 일상화되고 있는 배경이다.

 

이와 함께 정치권이 말로는 타파해야한다고 하면서도 철저히 악용하고 있는 지역감정과 지역구도도 무너뜨려야할 벽이다. 그러나 호남과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양대 정당과 충청권을 무대로하는 정당이 각자의 지역기반에 편승해 지방정치인을 양산하고 있다. 정당의 지역패권주의는 높은 정치벽을 강화하는 철근과 같다.

 

이런 벽들이 결국 지역내 기득권 세력과 정치 브로커들에게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를 내주게 됨으로써 전문가 등 신인 정치인들의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자신이 살아 온 인생 경험과 노하우를 지방자치를 통해 지역사회에 환원하려는 정치신인들의 암담함은 그래서 더욱 깊어간다.

 

이제 그 벽을 깰 때가 됐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유권자들의 낡은 의식과 관행이 먼저 깨져야 한다. 정당의 깃발만 보고 무심코 던진 한 표가 주민의 지갑을 축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날만 새면 들려오는 지방정치인의 비리 뉴스를 그냥 지나치면 안된다.

 

깨어있는 주권의식이야말로 날로 단단해지는 정치의 벽을 부수는 데 가장 위력적이다. 높은 정치의 벽이 무너지지 않으면 지방의 정치는 고인물처럼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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