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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높이는 사랑의 온도계] 교통사고 아들 10년째 돌보는 어머니

"휠체어라도 탈 수 있었으면"

올해 35살인 박지용씨(가명·전주시 산북동)는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다. 10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뒤부터 어머니 홍애자씨(61)가 돌보고 있다.

 

아들의 병원비를 대기 위해 홍씨는 지난 2007년 살던 아파트마저 팔고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28만 원짜리 원룸으로 이사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어 어머니 홍씨가 대·소변을 받아내고 가래를 빼줘야 하는 아들이지만, 홍씨에게는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아들이다. 일주일마다 방문하는 간호사가 '어머니 고생하시니까 얼른 일어나서 맛있는 것 사드려야죠'라고 말하면 눈물부터 흘리는 착한 아들이다.

 

당뇨병과 고혈압 등 지병으로 홍씨가 가끔 약을 타러 외출할 때 '엄마 병원 다녀올게'라고 말하면 박씨는 말귀를 알아듣고 눈을 깜박거린다. 사고 전 자동차공장에 다녔던 박씨는 학창 시절 노가대를 뛰어 번 돈으로 외할머니 생일에 냉장고를 사주는 속 깊은 청년이었다.

 

매달 기초생활수급비 60만 원으로 월세와 소독약·물티슈·기저귀 값 등을 충당하는 홍씨의 새해 소망은 "아들이 휠체어라도 탈 정도만 되는 것"이다.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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