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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애의 식탁 위의 수다] (20)미각 연출

식사공간·조명 등의 색채에 따라 식욕 좌우

 

음식의 맛과 관계를 가지는 요소로 색채, 문화성, 조명 등을 들 수 있으며 이중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시각으로 느끼는 색채이다.

 

음식의 맛은 눈으로 보여지는 색에서 먼저 느끼고 그 다음이 맛을 경험하여 '맛이 좋다, 그렇지 않다'를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감각기관은 별도로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 기능을 가지고 있어, 음식을 먹을 때 미각, 시각, 후각, 촉각, 청각, 냉각, 온각, 통각 등을 총동원해서 맛을 본다.

 

맛이나 향기에 관련된 상품을 개발할 때도 색채 계획은 매우 중요한데 이는 시각적 맛의 기대치가 실제 맛보았을 때의 맛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 상품의 이미지는 그만큼 산만하게 되어 소비자에게 오래 기억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우리는 어떤 음식의 색에 거의 즉각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반응을 일으키며, 그에 따라 식욕이 증진되기도 하고 감퇴되기도 한다.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색채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요리 그 자체의 맛, 담는 방법, 요리와 그릇의 조화, 테이블 세팅, 식당 전체의 색채 배분의 요소들이 서로 얽혀 있다.

 

우리들 눈에 들어오는 공간 70%는 식당의 색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배경색이 견고하지 않으면 요리의 아름다움이나 맛이 부각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식당의 벽면은 적당한 흰색이 좋다. 흰색은 모든 요리와 어울리고 느긋한 느낌을 자아내 주기 때문이다. 커다란 면적에 흰색이나 엷은 색을 배합하는 것이 요리와 그릇의 균형을 맞춰 더욱 좋은 맛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색채 배분인 것이다. 색채 면적에서 볼 때 겨우 5%를 차지하는 요리는 식공간의 25%인 식기류 그리고 70%의 식사환경, 즉 좌석이나 집기류 등의 모든 자연물들과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융합되어 있는 것을 후광효과라고 한다. 후광효과의 예를 들면 과자의 포장 모양이나 색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맛까지도 낮게 평가하는 것처럼 사람이나 사물의 어떤 한 두 가지 특징에 대해 좋은(나쁜) 인상을 받으면 그 사람이나 사물의 다른 모든 특징에 대해서도 부당하게 높게(낮게) 평가해 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빛을 분광기에 투과하면 빨간,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의 7가지 색을 기준으로 연속된 스펙트럼이 나타난다. 이 스펙트럼 색 중 식욕이 일어나는 색과 그렇지 않은 색을 조사한 바, 빨강, 붉은 주황, 노랑, 청록색이 인기가 있었고, 분홍색, 갈색, 크림색, 연하고 밝은 녹색도 포인트가 높았다. 반대로 황록, 보라는 최저점이었다.

 

이 두색은 음식의 색으로는 인기가 없는 색이지만 가구나 의복으로는 높은 인기를 가지고 있는 색상이다. 이밖에 적보라, 녹황, 주황, 회색, 올리브색, 겨자색을 식욕이 일지 않는 색으로서 점수가 낮았다. 이를 기초로 레스토랑의 식기부터 식공간 전체의 색 연출을 해야 할 것이며, 반대로 다이어트를 원하는 여성이라면 식기부터 어떠한 색으로 바꿔야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둘째, 동양과 서양의 식습관 문화가 달라 음식의 색채에서 느끼는 감정으로 식욕 또한 다르게 나타난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하는데 있어 서양인들은 레어(rare)를 주문하고 우리나라 사람은 웰던(well-done)을 많이 주문하며 이는 동양인의 특징이기도 하다. 서양인은 식욕을 자극하는 색 중 하나인 빨강 순색으로 핏빛의 생고기를 연상하는 것이다. 반면에 대부분의 동양인은 끈적거리는 빨간 생고기를 보고 '맛있겠다'라고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유럽 사람들이 달콤한 칠리소스나 토마토가 들어간 스파게티나 파스타류에 주로 많이 쓰이는 빨강색을 단맛으로 느끼는 반면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로 김치, 고춧가루를 생각하여 매운맛으로 느끼는 것도 문화적 차이에서 느껴지는 것이다.

 

셋째, 조명에 의해 음식의 맛은 변하여 느끼게 된다. 예를 들면 형광등과 백열전구에 의해 음식의 색이 다르게 보이는 것을 말 할 수 있다. 백열전구에서는 버터, 토마토소스 등의 음식이 윤기 있는 맛있는 색채로 보이는 반면, 형광등에서는 푸르스름하게 보이고 토마토소스는 짙은 탁색으로 보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레스토랑의 조명이 백색 형광등이 아닌, 엷은 황색과 오렌지 빛이 나는 조명을 사용하는 이유도 모두가 음식의 색채를 보완하여 고객의 식욕을 돋우기 위해서다.

 

/송영애(푸드코디네이터·전주기전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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