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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비밀] (67)미역

산후조리 영양식으로 단연 으뜸…혈압 낮추고 체내 지방 배출도 도와

(위에서부터)미역굴 부침개, 미역국수, 미역냉채 ([email protected])

'미역을 먹으면, 시험에 미끄러진다?'

 

입사 준비를 하거나 수험생을 둔 가정에서 이 속설을 믿고 미역국 먹는 것을 금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터무니없는 속설이다. 우리나라 산모(産母)는 출산 후 미역국을 먹는다. 중국 당나라 백과사전 일종인 「초학기」에 따르면 고려시대 때 새끼를 낳은 고래가 미역을 먹는 것을 본 사람들이 산모에게 먹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알려진다.  「동의보감」에서도 '해채(미역)는 성질이 차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 효능은 열을 내리고 오줌을 잘 나오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바다의 신약(神藥)이라 불릴 정도로 건강에 좋은 전복이 미역을 먹고 생존하는 것을 봐도 그 효능을 짐작할 수 있다.

 

미역은 몸 안의 피를 맑게 해주고, 늘어난 자궁을 수축시켜 주며, 지혈하는 데에 좋다. 특히 미역 100g당 100mg 정도 들어있는 요오드 성분은 출산할 때 잃어버린 혈액을 보충해주고, 소화가 잘 되도록 한다. 산모가 임신 중에 태아에게 많이 빼앗기는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주기도 한다.

 

미역은 혈압을 낮추고, 체내 지방의 원활한 배출을 돕는다. 미역의 끈적끈적한 성분(알긴산)이 공해물질을 배출시키는 작용을 하며, 점액질 성분은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방해한다.

 

미역은 몸매관리 하는 여성들에게 특히 좋다. 미역을 물에 넣으면 부피가 많이 불어나는데, 미역엔 식물성 섬유질이 많이 함유돼 있다. 미역을 먹으면 배가 불러 식사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다이어트 할 때 부족하기 쉬운 미네랄을 보충시켜준다.

 

미역의 또 다른 장점은 저장이 쉽다는 점이다. 미역은 겨울부터 초봄까지 제철이다. 하지만 말릴 수 있고 저장하기 쉬워 제철이 따로 없다고 봐도 될듯. 미역국, 미역 초무침 외에도 건조한 미역을 손쉽게 먹는 방법도 많다. 미역국은 미네랄과 철분이 풍부한 해산물을 넣어 담백하게 끓이면, 칼로리는 낮추고 영양은 높일 수 있다. 북어, 홍합 등 부재료를 활용하면 먹기에도 편하다.

 

하지만 미역은 성질이 차므로 속이 냉하거나 몸이 무거운 사람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염분도 높으므로 고혈압이 있는 이들은 염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리법에 신경을 써야 한다.

 

미역국을 맛있게 끓이려면 파를 넣지 않는 것이 좋다. 미역과 파의 미끈한 성분 때문에 음식 고유의 맛을 느끼기 어려워진다. 또한, 파에는 인과 유황이 많아 미역국에 섞으면 미역의 칼슘 흡수를 방해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미역은 직사광선을 피하고 습기가 없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줄기 미역의 경우 비닐팩에 넣어 냉장실이나 냉동실에 보관하면 1년 정도 유지된다. 미역이나 다시마를 습기 찬 곳에 보관하게 되면 곰팡이가 슬게 되는데, 진한 소금물에 담가서 곰팡이를 씻어낸 뒤에 다시 그늘에 말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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