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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비밀] (69)미나리

비타민·무기질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정력 돋우고 해열·변비·고혈압에 효과

식탁에 찾아온 봄. 겨우내 묵은 김치가 입에 쓰다면, 생미나리에 생굴을 넣고 식초 양념으로 버무리거나 미나리 대를 짧게 잘라 양념해 내놓으면 식욕을 되찾는 데 그만이다.

 

조상들은 봄이 오면 별미로 미나리 김치를 담가 먹었다. 멸치 젓국을 넣고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으로 양념해 미나리와 당근을 넣고 버무린 미나리 김치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과 향긋한 향으로 전라도와 경상도의 봄철 별식이었다.

 

 

조상들은 집집마다 미나리를 키웠다. 「해동역사」에 따르면 '왕도(서울)와 개성 사람들은 모두 집의 작은 연못에 미나리(芹)를 심었다'고 적혀 있다. 미나리가 많은 사람들이 찾은 채소였음이 분명하다. 「조선왕조실록」 중 「세종실록」을 보면 제사를 올릴 때 미나리 김치를 두 번째로 진열해야 한다는 대목도 나온다. 미나리가 궁중음식 또는 절식으로 발달했다는 증거다.

 

미나리는 비타민 A, B1, B2, C 등과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등 무기질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미나리는 코힐린(Cohiline)이라는 성분이 있어, 정력을 돋우고 장염, 황달, 해열, 고혈압 등에 좋다. 미나리잎은 류머티즘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철분 함량도 많아 혈액을 보호하고 정신을 맑게 한다.

 

심한 갈증을 없애고 열을 내리게 하는 데도 효과적. 약물중독성 간염에도 효과가 있어 갱년기 어른들의 건강 관리에 필수음식이다. 어린이가 급체해 토하고 설사할 때 달여 먹여도 좋고, 치질이나 설사 환자들에게는 생즙을 내서 먹이기도 한다.

 

한방에선 미나리가 식욕을 돋워주고 내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없애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식물성 섬유가 창자 내벽을 자극해 운동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미나리는 피를 멎게 해 혈뇨에도 효과가 있다. 미나리를 짓이겨 짠 즙은 날마다 몇 잔씩 마시면 좋다.

 

백화점이나 식료품 가게에서 흔히 사먹는 미나리는 논미나리. 기존 미나리를 개량한 것으로 줄기가 길고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지만 멧미나리나 돌미나리에 비해 향기가 다소 떨어진다. 멧미나리는 논미나리에 비해 길이가 짧고 줄기는 다소 질기지만 향기가 진하다.

 

돌미나리는 물이 흐르거나 논두렁의 습한 곳에서 잘 자란다. 이 돌미나리 역시 멧미나리처럼 길이가 짧고 줄기가 다소 질기며 향기가 진하다. 하지만 최근 생활하수와 농약 등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아 돌미나리를 피하는 경향이 많다.

 

돌미나리나 멧미나리의 성분 차이는 없다.

 

미나리 김치는 나박김치에 속한다. 굴과 생미나리를 초고추장에 무쳐 굴미나리무침을 만들 수 있다. 미나리 강회나 돌미나리초무침도 손쉽다. 미나리는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다. 질기지 않으면서 씹히는 맛과 향이 살아있어야 한다. '미나리 강회'는 함께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화려하게 변신한다. 집들이나 손님 접대용으로도 손색 없다.

 

미나리 생즙도 상큼하다. 짙은 초록색으로 쓴 맛이 날 것 같지만 맛이 순하고 뒷맛이 달다. 기호에 따라 꿀로 맛을 더하기도 한다. 미나리는 녹즙기에 가는 것이 가장 간편하다. 믹서기를 사용할 때에는 물을 조금 넣어야 하고 한번 걸러내야 맑은 즙을 즐길 수 있다. 미나리를 갈아 식초, 레몬, 소금, 후추를 넣은 향긋한 미나리 드레싱도 미각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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