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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간호사의 북한 병원돕기 음악회

파독간호사인 소프라노 박모아 덕순(59) 씨가 4년째 북한의 라진병원을 돕는 음악회를 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박모아 씨는 올해도 지난 14일(현지시간) 오후 5시 베를린의 랍잘 콘서트홀에서 300석을 꽉 메운 청중 앞에서 우리 가곡을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홈페이지에 '나오미의 독일이야기'를 연재하는 박경란(38) 씨는 23일 "청중은 90% 이상이 독일인이었으며, 수익금 전액은 독일 수도원이 지은 라진병원의 의료장비 등을 사는 데 보태진다"고 알려왔다.

 

박경란 씨는 "박모아 씨는 이날 공연에서 한국민요와 '님이 오시는지', '그리운 금강산', '가고파', '산유화' 등의 가곡을 불러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며 "독일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사절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전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공연에서 박 씨의 무대 외에 한글학교 어린이들의 무용, 장구춤 등과 박 모아 씨의 독일인 제자가 지휘자로 있는 독일교회 합창단원들의 '도라지', '신아리랑', '동무생각' 등 한국 노래 공연은 청중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박경란 씨는 "청중들의 이 음악회에 대한 뜨거운 호응은 독일 또한 분단의 역사를 지닌 탓에 한국에 대한 미묘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7년부터 자선음악회를 열어온 박모아 씨는 2008년 한인회관 확장 건립을 위한 기금 마련 공연도 개최하는 등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독일은 제게 있어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꿈을 이뤄온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지만, 저의 영원한 고향은 부모님이 잠들어 계신 한국"이라며 "성악가로서 내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현재 사는 이곳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민요나 노래를 독일과 유럽인들에게 많이 알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허리가 동강이 난 한반도의 또 다른 동포인 북한을 돕는 것도 우리나라가 하나가 되는 길이라 생각한다는 것.

 

박모아 씨가 북한 돕기 행사를 할 수 있는 데는 독일인 남편 에베어하르트 모아 씨의 외조도 한 몫 한다. 그는 음악회 사회는 물론 프로그램 구성과 진행 순서 등을 만들고, 아내의 홈페이지도 관리하고 있다. 게다가 두 아들 또한 한복을 입고 행사를 돕고 있어 이 가족을 통해 남다른 동포애를 엿볼 수 있다.

 

전남 나주가 고향인 박 씨는 고등학교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할 만큼 성악에 재능을 보였지만 학비를 대주는 큰아버지가 순천간호학교라야 학비를 대줄 수 있다는 조건을 걸어 좋아하는 음악을 공부할 수는 없었다. 그는 독일에 가서 성악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1973년 간호사로 독일에 갔다.

 

슈바인푸르트 병원에서 1년 간 근무한 그는 의무근무 기간 2년이 남았지만 '향수병'을 호소하며 성악을 공부할 수 있는 베를린으로 자리를 옮겼다. 간호사일을 하며 피아노, 성악 레슨부터 시작했다. 두 가지 일을 해내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해 6개월 간 결핵을 앓기도 했다.

 

1977년 베를린 음대 성악과에 입학한 그는 이듬해 합창단 동료로 3년 간 사귄 남편과 결혼도 했다. 1985년 대학을 졸업한 그는 소프라노 아그네스 기벨 씨, 에디트 마티스 씨 등을 사사하며 매년 3~5차례의 독창회를 열었다.

 

박 씨는 자신의 인생역정을 담은 글을 2000년 국내 한 잡지사 생활수기 부문에 응모해 당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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