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가 연극과 뮤지컬을 잇달아 영화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무비컬'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 쏟아졌고, '감독, 무대로 오다' 시리즈처럼 충무로 감독들의 연극계 진출도 두드러졌지만, 연극이나 뮤지컬 원작이 영화로 제작되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11일 영화계와 연극계에 따르면 연극 '친정 엄마와 2박3일',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뮤지컬 '김종욱 찾기' 등 3편이 이미 영화화됐거나 영화로 제작 중이다. 연극 '살인의 추억'(2003)과 소설 '이'를 원작으로 한 연극 '왕의 남자'(2005)가 영화로 제작된 적은 있으나 연극, 뮤지컬이 이처럼 잇달아 영화화되는 건 이례적이다.
지난해 13만명을 동원하며 문화계에 분 '엄마 열풍'의 한 축을 담당했던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친정 엄마'라는 제목으로 오는 22일 개봉한다.
딸에게 지극 정성이었던 엄마(김해숙)와 엄마에게 항상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딸 지숙(박진희)의 첫 2박3일 여행을 그렸다. 단편영화 '낮잠'(2009)으로 시선을 끈 유성엽 감독의 장편데뷔작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강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노년의 로맨스를 그린 연극이다. 지난 2008년 4월 초연돼 1년간 평균 98%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며 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인기 연극이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되는 영화는 우유 배달부 김만석(이순재) 할아버지와 폐지를 주워 살아가는 송씨 할머니(윤소정)의 가슴 설레는 사랑을 담았다. '마파도'(2007)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현재 촬영 중이며 후반작업을 거쳐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도 스크린에 옮겨진다. 국내 창작 뮤지컬이 영화화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뮤지컬은 지금까지 25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뮤지컬의 원작자 장유정 씨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 12월 군에서 제대한 공유가 이 영화로 3년 만에 연예계에 복귀한다. 공유의 상대역은 '전우치'에 출연한 임수정이다. 올가을 개봉을 목표로 이르면 이달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직 영화화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연극 판권이 영화사에 팔린 작품은 교사와 학부모로 만난 30대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정인'(情人)을 비롯해 '춘천 거기', '남자 충동', '삼류 배우', '마르고 닮도록' 등이 있으며 뮤지컬로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가 있다.
이처럼 연극이나 뮤지컬이 영화계에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이들 작품이 대중적으로 검증받은 덕택이 크다. 실제로 스크린에 옮겨지는 작품들은 모두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 티켓파워를 검증받은 바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한국영화투자팀의 이진훈 팀장은 "뮤지컬 시장이 커졌고, 인기 연극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요즘은 원작만 괜찮다면 영화건, 연극이건, 뮤지컬이건 가리지 않고 영화화되는 추세다. 시나리오 작업만 제대로 된다면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