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우승컵 행진 '순항'
지난해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는 2008년 FA컵 우승팀으로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다시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해 3위를 차지했다. 포항은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쥐며 창단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포항의 행보는 K-리그 팀들에 적지 않은 자극이 됐다. 각 구단은 저마다'우리도 포항처럼'을 외쳤다. K-리그 팀들의 굳센 각오는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28일 끝난 대회 조별리그를 통해 지난해 K-리그 1∼3위인 전북 현대, 성남 일화, 포항 스틸러스와 FA컵 챔피언 수원 삼성 등 한국 클럽 모두 16강 티켓을 가져갔다.
성남(E조)과 수원(G조)은 조 1위, 전북(F조)과 포항(H조)은 조 2위로 각각 16강에 올랐다.
조별리그 참가팀이 28개에서 32개로 늘어난 첫해인 지난해에도 K-리그에서는 네팀이 출전했다.
하지만 포항만 조 1위를 차지했을 뿐이고, 수원과 서울이 힘겹게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울산은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했다.
올해 대회에서 네 팀이 16강에 오른 것은 동·서 아시아를 통틀어 한국 K-리그뿐이다.
동아시아의 경우 지난해 세 팀이 조 1위를 차지하는 등 네 팀 모두 16강에 올랐던 일본 J-리그에서 올해는 가시마 앤틀러스(F조 1위)와 감바 오사카(G조 2위)만 2년 연속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호주 클럽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가 H조 1위로 조별리그 관문을 넘어섰고, 지난해 조별리그에서 전멸했던 중국에서는 올해 한 팀(베이징 궈안.E조 2위)을 16강에 올려놓았다.
서아시아에서는 이란 리그 소속이 세 팀(에스테그랄, 조브 아한, 메스 케르만)으로 가장 많았고, 사우디아라비아(알 힐랄, 알 샤밥)와 우즈베키스탄(부니오드코르, 파크타코르)에서 각각 두 팀, 카타르(알 가라파)에서 한 팀이 16강 무대에 오른다.
올해 K-리그에서 9라운드 현재 성남이 그나마 5위로 순위가 가장 높고 전북(6위), 포항(10위), 수원(14위)은 아직 제대로 힘을 못 내고 있다.
하지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성남이 4경기 만에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 지었고, 나머지 세 팀도 5차전이 끝나고 나서 조별리그 통과를 결정할 만큼 초반부터 공을 들였다.
챔피언스리그에 쏟는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5월11∼12일 단판 승부로 치러질 16강 대진은 성남-감바 오사카, 수원-베이징 궈안, 포항-가시마 앤틀러스, 전북-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로 짜였다.
성남과 수원은 홈에서 8강 진출을 다투고 포항과 전북은 원정길에 오른다.
K-리그 팀간 맞대결을 피한 것은 2년 연속 대회 우승컵을 가져가려는 한국 프로축구로서도 호재다.
전북이 머나먼 호주 원정길에 올라야 해 부담스럽지만 네 팀 모두 8강에 오르는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시안 클럽선수권대회와 컵 위너스컵, 슈퍼컵을 통합해 2002년 8월 새로 출범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팀은 그동안 두 차례(2006년 전북, 2009년 포항)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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