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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소크라테스와 가처분 신청 - 임상훈

임상훈(민생사회팀 기자)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 갇힌 소크라테스에게 사형집행 이틀 전, 친구이자 제자인 크리톤이 찾아왔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가 처한 억울한 상황을 설명하며 탈옥을 권한다. 탈옥해도 비웃을 사람은 없으며, 남은 이들도 해를 입지 않는다는 설득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자네가 권하는 것은 우리 법률과 나라 전체를 멋대로 파멸시키는 것이다. 일단 내려진 판결이 아무 효력도 거두지 못하고 한 개인의 임의대로 무효가 된다면 나라가 존속할 수 없을 것이다"며 이를 뿌리친다. 플라톤이 쓴 '크리톤'에 나오는 장면으로, 여기서 그 유명한 '악법도 법이다'는 말이 나왔다.

 

6·2지방선거를 앞두고 13일 후보자등록이 시작됐다. 이제 본격적인 선거철인데, 이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민주당 경선과 일부 낙선자들의 불복, 이어진 경선결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다. 낙선자들 10여명이 법원에 경선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가처분 신청을 했고 이 중 극히 일부는 받아들여졌지만 나머지는 모두 증거불충분 등으로 기각됐다. 주목할 점은 초기에 가처분 신청을 한 2건에 대해서는 법원이 인용 결정을 했지만 이후 제기된 10여건은 모두 기각됐다는 점이다. '혹시나, 안되면 말고'라는 심산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가처분 신청을 한 낙선자 개개인은 억울함이 크겠지만 이런 행태는 결국 정치에 대한 불신만 키울 뿐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최근 강연에서 "정치인들 욕하지 말고 투표하자. 그리고나서 잘 못하면 그때 욕하자. 자기 살기도 바쁜 세상에 시민들 위해 일하겠다고 나선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니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정치인을 믿고 투표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은 시민들의 정치의식에 앞서 정치인들의 시민의식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닐까.

 

/임상훈(민생사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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