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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고위 공무원의 '철학'과 기자의 '상식' - 김준희

김준희(자치행정팀 기자)

 

'왜 모였을까?'

 

18일 오전 9시 20분 전북도청 희망일자리추진본부(재정조기집행실)에서 열린 전북도의 '일자리 창출 추진 상황 점검 회의'를 보고 든 의문이다. 회의는 20분도 안 돼 끝났다.

 

"저희 국은 올해 일자리 창출 목표 ○○○○명 가운데 현재…."

 

도 실·국장들은 올해 목표한 일자리 개수와 현재 추진 상황만 짧게 '읊었다'. 회의는 이경옥 도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이 주재했다. 토론은 없었다.

 

50쪽이 넘는 회의 자료엔 국별 △일자리 사업 추진 현황 △일자리의 질적인 측면 △일자리 창출의 한계 등 문제점 △금후 추진 대책 △우수 사례 등이 담겨 있었지만, 그저 '참고용'이었다.

 

일자리 창출을 '올해 정책 1순위'로 내건 전북도가 설마….

 

전후 사정은 이렇다.

 

이 도지사 권한대행과 실·국장들은 앞서 이날 오전 8시 20분에 행정부지사실에서 '일자리 창출 사업 추경예산 대책 회의'를 가졌다. 이미 비슷한 주제를 다룬 것이다. 이 회의는 전북도의 주간 일정표에는 없던, 비공식적인 자리였다.

 

'일자리 창출 추진 상황 점검 회의'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배경이다. 사실상 '공식적인 회의'는 무의미했던 셈이다.

 

문득 떠오른 의문.

 

애초 자료를 읽는 수준으로 마칠 회의였다면, '서면 회의'로 대체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지 않았을까.

 

'행정의 달인'의 생각은 달랐다.

 

이 도지사 권한대행은 "일부러 회의를 취소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국장들은 늘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에 대한 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행정이 낯선 '풋내기 기자'에겐 너무도 철학(?)적인 말이었다.

 

다만 '상식'은 논할 수 있을 듯하다. '낱낱이 검사한다'는 뜻의 점검(點檢) 회의는 결코 아니었다.

 

/김준희(자치행정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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