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는 노인들이 접하는 가장 큰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에요. 불편한 사안이 있어도 방치하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수도꼭지나 냉장고 고장 등 각종 불편사항이 생기면 전화주세요. '안골 사랑 효 출동대'가 출동합니다."
방충망 설치, 단열작업, 형광등 교체, 문고리 수리, 연탄배달, 냉장고 수리….
우리 사회 각 기관에서 홀로노인에 대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서비스 대상자인 노인들이 이를 상세하게 알고 신청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각종 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 생활지원 서비스를 해주는 어르신들이 있어 주목 받고 있다.
19일 전주'안골 사랑 효 출동대' 소속 9명의 어르신들은 전주동초등학교 인근 한 홀로노인 가정에 출동, 도배와 욕실 공사를 맡았다.
이들은 "홀로노인들이 전기와 전자제품 사용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이를 쉽게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 생활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효출동대를 조직했다"며 "생활관리사와 연계, 생활속 불편을 덜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효 출동대의 도움을 받은 한순례씨(79·전주시 중노송동)는 "집주인도 못 고쳐 준다고 해서 지저분한 상태에서 겨우 지냈는데 방과 욕실을 말끔하게 단장해 주니 너무 고맙다"며 "이제야 사람사는 것처럼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생계비만으로 홀로노인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다 알잖아요. 밀려드는 생활민원에 눈 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그것이 행복이죠."
효출동대는 지난 2007년 3월 전주 안골노인복지관이 소외계층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전주시내 홀로노인들이 건전지 교환과 수도꼭지 교체 등 생활편의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데 주목해 마련한 사업이다.
그러나 단순 생활지원 서비스 뿐 아니라 전기와 수도·보일러·도배 등 전문 분야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안골노인복지관 어르신들 중 전문기술 보유자들이 지난 2월 '안골 사랑 효 출동대'를 결성했다. 이들은 전문성 향상을 위해 지난해 전주지역 각 전자제품회사 서비스센터 직원들의 도움으로 기술을 익히기도 했다.
효 출동대는 서비스 신청절차가 간단하고 즉각적인 지원활동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홀로노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안골노인복지관에 마련한 사무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지만 민원 발생시에는 접수 절차를 없애고 즉시 출동하기 때문에 이들이 사무실에 모여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효출동대 어르신들은 홀로노인들이 서비스에 만족하는 만큼 행복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서정부씨(72·전주 덕진동)는 "2월부터 시작했는데 벌써 70가구의 노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느라 무척 바빴다"면서 "현장에 나가보면 다른 일도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만 도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싶다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안골노인복지관 오인철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 1년동안 한시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으로 인건비 지원없이 100% 봉사활동으로 진행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 연계, 전문적인 서비스 분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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