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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페인에 0-1 석패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만날 가상의 아르헨티나인 '무적함대' 스페인과 마지막 평가전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국은 4일(한국시간) 새벽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경기장에서 치러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인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후반 40분 곤살레스 헤수스 나바스(세비야)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30일 벨라루스(0-1패)에 패한 이후 2연패를 당하며 월드컵본선을 앞두고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지만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몇 차례 위협적인골 상황을 만들면서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가벼운 허벅지 통증으로 결장한 가운데허정무 감독은 강팀에 대비해 허리진을 강화한 4-2-3-1 전술로 '무적함대' 스페인과맞섰다.

 

박주영(모나코)을 원톱으로 좌우 날개에 염기훈(수원)과 이청용(볼턴)이 자리잡은 대표팀은 김재성(포항)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기성용(셀틱)-김정우(광주상무)를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박지성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찬 이영표(알 힐랄)와 이정수(가시마), 조용형(제주), 오범석(울산)이 포백(4-back)을 맡았고, '맏형' 이운재(수원)가 골키퍼 장갑을끼었다.

 

이에 맞서는 스페인은 195㎝의 장신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빌바오)를 원톱으로 '특급 미드필더 콤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와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가 중원을 맡는 정예멤버로 나섰다.

 

경기 초반부터 스페인의 강한 압박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한국은 전반6분 박주영의 백패스가 잘리면서 역습을 내줘 위기를 자초했지만 다행히 실점으로이어지지 않았다.

 

스페인의 촘촘한 수비에 활로를 찾지 못한 한국은 전반 11분 이영표가 후방에서한번 찔러준 긴 패스를 이청용이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며 기회를 잡았지만 한발먼저 볼을 처리한 골키퍼의 선방에 슛 기회를 잡지 못했다.

 

2분 뒤 염기훈과 박주영의 1대1 패스에 이은 김정우의 중거리슛이 골대 왼쪽을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남긴 한국은 이후 이니에스타의 발끝에서 시작된 스페인의공세에 상승세가 주춤하고 말았다.

 

한국은 전반 20분 이니에스타의 패스가 후안 마누엘 마타(발렌시아)에게 이어지는 순간 이영표가 겨우 차단했고, 전반 34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파브레가스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염기훈이 미드필드 지역 중앙에서 내준 패스를 박주영이 이청용과 원터치 패스를 주고받고 나서 슛을 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순간 이청용이 흐른 볼을 잡아 재차 슛을 한 게 골키퍼 손끝에 또 걸리면서 완벽한 골 기회를 날린 채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

 

후반전 역시 판세는 달라지지 않았고, 스페인은 최근 4천만 유로에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스트라이커 다비드 비야와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 사비 에르난데스, 페드로 로드리게스(이상 바르셀로나)를 투입하면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킥오프와 함께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한 박주영이 골키퍼와 맞서는 절호의기회를 맞았지만 제대로 슛을 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또 후반 21분 이청용의 오른쪽 돌파에 이은 패스를 기성용이 페널티지역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시도한 게 골대 앞에 있던 박주영의 머리를 때리면서 골 기회를 날렸다.

 

허 감독은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염기훈을 빼고 안정환(다롄스더)을 투입하면서투톱 스트라이커 체제로 바꾸고, 오범석 대신 차두리(프라이부르크)를 넣어 공격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스페인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집요하게 한국의 골문을 노린 스페인은 후반 40분 결승골을 넣었다.

 

후반 39분 문전 혼전 가운데 비야의 슛을 후반에 교체투입된 골키퍼 정성룡(성남)이 선방을 했고, 역습으로 이어 나가려고 했지만 스페인에 볼을 뺏기고 말았다.

 

이때 볼을 이어받은 오른쪽 날개 나바스는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강한 오른발 슛으로 한국 골대 상단에 볼을 꽂았다.

 

순간적으로 몸을 날린 정성룡도 어쩔수 없는 벼락슛이었다.

 

한국은 경기 막판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스페인의 철벽 수비를 넘지 못했고,아쉽게 최근 평가전 두 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의 쓴맛을 봤다.

 

한편 평가전 일정을 모두 끝낸 대표팀은 5일 '결전의 땅' 남아프리카공화국에입성해 루스텐버그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오는 12일 그리스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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