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태(전주대교수·미디어정보학부 정보시스템 전공)
최근 스마트폰 열풍으로 전세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관계로 최신기술과 동향을 학생들에게 생생히 전달하고자 지인을 강사로 초대하여 특강을 실시한 후, 저녁식사를 하던 중 전주음식과 한식세계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지인은 전주를 처음 방문한터라 비빔밥, 콩나물국밥, 막걸리, 가맥 등 전주음식의 맛을 느껴보고 싶은 생각을 토로함과 동시에 전주비빔밥이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의 하나이며, 전주는 한식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음식문화의 선도적 고향이고, 수천년을 이어져 온 음식의 가치를 산업적 가치로 재창출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고 열변을 토하였다.
서울출신의 지인이 전주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나열할 때 문득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한식세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와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할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정부는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가 출범한 후 한식세계화를 추진하여 '2009년 한식세계화 추진전략'을 발표하였다. 2017년까지 한식의 세계 5대 음식화를 목표로 '연(連):농업뿐 아니라 문화예술과학과 연계추진', '개(開):열린 마음으로 세계인인과 우리의 음식과 문화를 나눔','소(小):작지만 강한 파급력을 가진 한식 세계화', '문(紋):창의와 상상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틀을 탈피' 등의 4대 기본전략과 인프라, R&D, 인력양성, 투자활성화, 식문화홍보 등의 전략을 수립하였다.
지자체(전북, 전주)들도 '전주비빔밥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 '전주비빔밥 우주식품으로 개발', '전주비빔밥 세계화 추진단 발족', '전주한정식 특성화 사업', '2010 세계음식관광축제 개최', '유네스코 음식분야 창조도시 등록' 등을 추진하는 한편, 한식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한식아카데미 설립과 관련하여 한식아카데미 세부계획수립 및 실행을 위한 주관기관을 선정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외형적인 면에서는 중앙정부나 지자체 모두 적극적으로 한식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세부적인 사항을 들여 다 보면 다소 미흡한 점이 많다고 판단되는 것과 특히, 중앙정부는 한식세계화를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추진할 의사가 없어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2년 전 음식세계화 방안의 기초조사를 위하여 홍콩에 갔을 때, 완도에서 남아도는 쌀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업체와 공동으로 완도 홍주를 개발하고 홍콩와인박람회에 출품하여 열심히 홍보하고 있던 완도 공무원의 '전통술 관련 세금정책을 변경하여야 전통주의 경쟁력이 살아난다'는 주장과, 정부주도의 '인증기관 지정' 제도보다는 과잉생산으로 배추밭을 갈아엎는 뉴스를 보고 한탄하며 '남아도는 국내 농식품의 해외 보급방안 마련과 정기적인 주방장의 한식조리교육이 더 절실하다'는 홍콩한식업체 사장의 말이 가슴에 더욱 더 와 닿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한식세계화가 전북중심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전북 지자체들이 한식문화의 정체성 확보, 한식·예술(한류)·농어업간 네트워킹 구성, 효율적 명소 마케팅을 위한 인프라 확충 등의 전략과 농식품산업의 부가가치 발굴 및 창출, 디지로그 식품콘텐츠 기반 5거리(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잘거리, 살거리) 프로그램 개발로 체험에 의한 부가가치 확대를 도모하여 차별화된 한식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전세계 와인마니아가 막걸리에 취하고, 치즈가 한국의 발효과학 김치를 배우고, 패스트푸드가 한식을 부러워하도록 전라북도가 한식세계화에 앞장서서 전통음식 본고장으로서 존재의 가치를 찾아봄이 어떠한가?
/권수태(전주대교수·미디어정보학부 정보시스템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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