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전통 지켜나가야죠"…한옥마을 강암서예관 등 작업..중요무형문화재 되는 게 목표
"잠시 건강이 나빠져 표구사를 쉬고 있어요. 힘은 들고 돈도 안되니 표구에 신경도 안쓰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저는 지켜나가야 할 전통으로 여깁니다."
문화재청이 선정하는 문화재수리기능자(표구공)에 선정된 김행일 자금산방 대표(43)는 '표구쟁이'다. 문화재수리기능자는 중요무형문화재를 제외하고는 현재 이 분야의 최고 전문자격증.
그는 "종이 배접, 작품을 둘러싼 비단의 색감, 목재 선택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옛 방식을 고집해 문화재기능수리기능자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지난 3년간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신 끝에 얻은 값진 결실"이라고 말했다. 표구사를 하던 자형 밑에서 목공일부터 배웠던 그는 1997년 전주시 전동에 자금산방을 차렸다. 어렵고 힘든 과정이라 일을 배우던 젊은 직원들도 모두 나갔지만, 그를 늘 찾아주는 손님들 때문에 절대 놓을 수 없었다. 우관 김종범, 아석 소병순, 심석 김병기, 중하 김두경, 소당 김연익 등을 비롯해 강암서예관, 한방문화센터 대동여지도 족자 등도 그의 손을 거쳐간 것. 좋은 작품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표구는 스스로 만족을 찾는 작업이다.
"작품은 절대 돈의 가치로 따지면 안됩니다. '장사꾼'이라는 인식을 주면, 작가들은 더이상 저를 찾지 않게 되죠. 누가 봐도 그 작품을 돋보이도록 표구를 하려면, 어마어마한 공이 들어갑니다. 대충대충할 바엔 접는 게 낫죠."
"평생 표구만 하겠다"는 그는 "중요무형문화재가 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전통을 지켜나가려는 그의 고집은 예인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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