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종이의 기능에 머물렀던 한지가 끊임없이 진화하며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벽지와 양말에서 시작해 액세서리, 스포츠웨어 등의 상품이 개발된 데 이어 이제는 혼수품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전주한지'의 상품화를 주도하는 전북 전주시는 최근 새로운 사업으로 '한지 혼수상품 개발'을 시작했다.
전주패션협회 디자이너 15명이 함께 참여하는 이 사업은 웰빙 천연소재인 한지사(絲)로 웨딩드레스와 양복, 침구세트, 예단, 핸드백 등 30여 가지의 혼수용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들 제품은 현재 시제품 제작 단계여서 이르면 이달 말께 선보일 예정이다.
한지의 새로운 발견과 진화는 2008년 한지 섬유가 개발되면서 본격화했다.
한지 소재인 닥나무 껍질의 닥종이를 원료로 한 한지사는 가볍고 질긴 데다 생분해성이 좋고 향균성도 뛰어나는 등 장점이 한둘이 아니다.
이에 착안해 한지사를 이용한 벽지와 속옷, 양말, 넥타이, 스카프 등이 잇달아 만들어졌고 열쇠고리, 가방 등의 액세서리도 출시됐다.
생활한복과 전통한복, 연주복 등 일반 의류 분야에서는 이미 못 만드는 제품이 없을 정도가 됐다.
업체들은 스포츠웨어로도 눈을 돌려 최근에는 전주시내 한지사 전문 생산업체인 ㈜오성과 전주대가 한지 태권도복 4가지를 개발하고 외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지사는 앞으로 차량용 시트를 비롯한 산업용 소재산업에도 진출할 전망이다.
한지사를 처음 개발한 쌍용방적㈜이 이미 연구에 들어간 상태이며 연말을 전후해 자동차와 항공기 시트를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한지 제품의 대중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한지사의 안정적인 공급이 선행돼야 한다. 한지사의 원료인 닥나무 재배에 적지 않은 인건비가 들어가다 보니 아직은 대부분 외국산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여기에 한지사의 균일한 품질을 보장할 기술을 개발하고 한지사를 이용한 제품의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쌍용방적 김강훈(48) 대표는 "새롭게 발견한 한지사는 친환경 기능성 섬유인 데다 질기고 가벼워 활용도가 갈수록 늘 것"이라면서 "이제 걸음마 단계인 만큼 가장 기본적인 원료 공급대책부터 시작해 체계적인 발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시 장경운 한스타일문화과장은 "한지산업은 전주의 전통문화 이미지를 강화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건립 중인 한스타일 진흥원과 한지산업종합지원센터 등을 통해 한지 상품화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고, 소비자가 믿고 쓸 수 있도록 인증제도 등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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