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은 그를 두고 "김정호 선생을 닮은 사내"라고 말했다. 평생 개량한복 위에 가방 하나 짊어지고 깐닥깐닥 걷는 그를 보며, '저 사내 틀림없이 김정호 귀신이 씌웠지.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저럴 수 있단 말인가'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현대판 김정호'라고 하면 과한 표현일까?
문화사학자이자 우리땅 걷기모임 신정일 대표가 「신정일의 新 택리지」(타임북스)를 펴냈다.
조선시대 최고 베스트셀러 「택리지」가 이중환이 20여 년 동안 전 국토를 발로 밟는 방랑생활 끝에 쓴 조선 후기 인문지리서라면, 「신정일의 新 택리지」는 「택리지」를 교본 삼아 30년간 답사 끝에 다시 쓴 문화역사지리서 시리즈다.
「신정일의 新 택리지」는 오는 12월까지 전 10권으로 발간될 예정으로, 최근 1차본으로 '살고 싶은 곳'과 '전라도' '경상도'편이 나왔다.
신대표는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5대강과 수백개의 산을 오르내렸으며, 1500여 회 이상 답사를 다녔다. 최근에는 우리 옛 길을 따라 다시 길을 나섰다. 조선시대 전국 각지에서 서울로 통하는 큰 길인 일곱 대로를 따라 홀로 걸으며 길에 얽힌 역사와 길 위의 사람들, 사라져 가는 문화를 직접 보고 기록했다.
신대표는 "책을 기술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관점과 방법은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보여준 자연의 이치를 알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우리 고유의 지리관을 따르도록 했다"고 말했다. 접근 방법 역시 행정구역 중심의 사고에서 탈피해 생활권 중심으로 접근, 산줄기와 하천을 중심으로 우리 국토를 파악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 경제활동을 기술했다.
'살고 싶은 곳'은 택리지의 '복거총론(卜居總論)'을 바탕으로 그 요지를 현대적 관점에서 풀어낸 책. '전라도'편과 '경상도'편에는 전라도와 경상도지역의 역사적 위치와 출신 인물들에 대한 고증 등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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