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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실망스런 의회 심의기능 - 김준호

김준호(자치행정팀장)

"변죽만 울린 용두사미식 심의였다."

 

이달 23일 전북도의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한 전북도 조직개편안을 심의한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이하 행자위)에 대한 평가다.

 

회의 초반 '전시행정의 표본이다. 수정안을 제출하라'며 잔뜩 날을 세워 변죽을 울렸지만, 최종 결과물은 기대치를 크게 밑돌아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당초 행자위는 이달 16일 첫 번째 조직개편안 심의에서 "형식적이다. 명칭만 일자리로 변경한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며 미료안건으로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내심 수정안이 제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도의 반응은 의외였다.'일자리와 민생, 새만금사업 등 주요 시책의 실천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원안통과가 필요하다'며 원안을 고수했다.

 

자칫 도의회와 집행부간의 정면충돌이 우려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싱거웠다. 도의 의지대로 원안 통과됐다. 일부 항목이 수정됐지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핵심인 일자리에 대한 손질은 거의 없었다.

 

사실 이번 조직개편안 심의의 핵심은 일자리 중심의 실·국·본부 재편의 효율성 및 타당성 문제였다.

 

일자리 본부를 만들고, 환경과 녹색·문화일자리 등 10개 일자리 담당 등을 신설하는 게 '정책개발과 시·군간 업무 조정'등이 본연의 기능인 전북도에는 맞지 않았다. 오히려 명칭변경에 따른 혼동과 도의 역량분산 등이 우려돼 보다 철저하고 면밀한 조직개편안 심의가 요구됐었다.

 

그러나 2차례의 심의에서는 이같은 문제 제기는 없었다. 날카로움은 고사하고, 핵심 사안 조차 제대로 집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핵심과는 거리가 먼 '통신·전산직 정원' 질의 등은 회의를 지켜본 이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도청 공무원들조차 이같은 질문에'황당하고 당혹스럽다'라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였다.

 

/김준호(자치행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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