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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청준 2주기…형상화된 문학 정신

"그는 늘 해변 밭 언덕가에 나와 앉아 바다의 노래를 앓고 갔다. 노래가 다했을 때 그와 그의 노래는 바다로 떠나갔다. 바다로 간 그의 노래는 반짝이는 물 비늘이 되고 먼 돛배의 꿈이 되어 섬들과 바닷새와 바람의 전설로 살아갔다."('이청준 문학자리' 비문 3면에서)

 

소설가 미백 이청준(1939-2008)의 2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문학을 기리고자 시작된 추모사업이 결실을 보고 있다.

 

2주기가 되는 31일에는 오후 3시부터 전남 장흥군 회진면 진목리에 있는 고인의 묘소 앞에 마련된 '이청준 문학자리' 개원식이 열린다.

 

지난해 7월 발족한 이청준추모사업회(회장 김병익)가 2주기에 맞춰 조성한 '이청준 문학자리'는 우뚝 솟은 돌기둥인 '글기둥'과 14톤 무게의 평평한 '미백바위', 고인이 손수 그린 장흥문학지도가 새겨진 '바닥'으로 구성된 석재 구조물로 짜여진 공간이다.

 

글기둥에는 김선두 화백이 그린 고인의 초상, 이청준 문학의 가치를 보여주는 비문, 고인이 남긴 '해변 아리랑'의 한 대목, 고인의 약력이 각 면에 새겨졌다.

 

총 공사비 1억여 원으로, 김현문학비 등을 만든 조각가 박정환, 신옥주 부부가 제작했다. 공사비는 독자와 고인의 동창, 문인, 문화계 인사 등 총 277명의 개인과 6개 단체의 모금으로 마련한 약 2억1천만원에서 충당했다. 남은 모금액은 이청준 전집 출간 등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날 개원식에는 이청준 추모사업회 발기인들과 이창동 감독 등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황지우 시인이 추모시를, 소설가 한승원 씨가 비문을 낭독하며 춤과 소리 등 추모 공연도 펼쳐진다.

 

추모사업회 김병익 회장은 29일 "'이청준 문학자리'는 그의 영원한 안식처인 장흥 진목의 언덕진 그의 묘역에 바다를 향해 영원을 꿈꾸는 그의 문학과 정신을 장중하게 펼치며 형상화하고 있다"며 "우리의 현대 문학을 가장 힘차게 대표하는 이청준 소설의 원천이면서 현장이고 그 의미이면서 상징으로 자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2주기에 맞춰 문학과지성사가 펴내는 '이청준 전집' 1차분인 '병신과 머저리'와 '매잡이' 봉정식도 진행된다.

 

고인의 소설, 산문, 콩트, 동화 등을 총망라할 이번 전집은 약 5년에 걸쳐 총 33종 34권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40여 년에 걸친 고인의 문학세계를 발표순으로 정리하며 문학평론가 이윤옥 씨 등이 참여해 이청준 문학의 현대적 의의를 살피는 새로운 비평과 해설을 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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