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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21세기 메가트랜드와 새만금의 변화 - 원도연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장)

21세기를 지배하는 아젠다가 무엇이 될까 하는 점은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다. 사람들은 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서, 혹은 진보와 성장을 위해서 다음 세대의 메가 트랜드에 더 큰 관심을 쏟는다.

 

그러나 메가트랜드를 예측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의 지식과 상상력이 세상의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놀라운 진화는 과학기술이 스스로 발전하는 속도와 사람들이 스스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 사이의 차이를 상징해주고 있다.

 

미래가 불확실해질수록 앞날을 예측하고자하는 노력은 더 강력해진다. 한국과 같이 역동적인 국가에서는 메가트랜드에 대한 요구가 더 절실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국토연구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KDI가 각각 내놓은 21세기의 메가트랜드에 대한 예측은 재미있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국가정책의 영역에서 가장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 세 기관이 공통적으로 꼽은 메가트랜드는 기후변화, 과학기술의 융복합, 글로벌 경제권, 한반도의 구조적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 등이었다.

 

또 『2020 대한민국, 다음 십 년을 상상하라』라는 책에서 세계적 리더들이 제시하고 있는 한국의 발전전략도 눈여겨 볼만한 하다. 그들은 지금까지 한국이 거둬온 놀라운 성공이 미래의 경제성장도 약속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 미래의 번영을 가져오는 것은 유형의 생산물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 등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라는 점, 미래의 일자리와 경제적 성공을 가져오는 것이 기술인지 서비스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제조업 중심의 과거 성장모델을 아니라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전라북도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지난 10여년간 새만금으로 대표되는 메가 프로젝트의 시대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고, 민선 5기 전북도정은 일자리와 민생을 정책의 현안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새만금은 여전히 메가 프로젝트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일자리와 민생의 정책목표에는 확신과 공감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크다.

 

이제 새만금은 하나의 단일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각론의 시기에 접어들었다. 명품복합도시는 새만금 중심도시를 가리키는 비즈니스 도시의 개념이고, 산업단지는 투자유치의 단계에 들어섰으며, 관광단지는 전북에 없던 해양레저도시의 모델로 가고 있다. 첨단농업을 위한 실험과 토론이 한창인 농업용지도 점차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고, 과학연구용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뜨겁다. 그리고 이런 모든 프로젝트들을 지원하는 인프라로서 방수제와 매립토, 공항과 신항만, 교통체계가 각기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새만금은 그 자체로 메가트랜드였지만 이제부터는 새만금 내부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계획과 사업들을 하나하나 21세기 미래형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만금에 대한 총론적 예산투쟁이 아니라 각론에서 사업의 방향과 목표를 정확히 하면서 우리의 요구사항을 정교하게 다듬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세계의 석학들이 꼽는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대응은 의외로 거대담론이 아니다. 녹색성장과 소비의 변화, 상상력과 창의성, 문화와 공동체 그리고 이런 담론들을 포괄한 서비스산업의 중요성 등이 미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전북의 언어로 바꾸어 말하면 새만금의 경쟁력은 그 규모만이 아니라 얼마나 쾌적하고 살기 좋은 곳을 만드느냐가 문제라는 것이다.

 

최근 전북에서도 각 지역에서 대단히 중요한 변화들이 하나씩 보여지고 있다. 완주군이 추진하고 있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모델, 진안군의 마을만들기 사업, 창조도시에 대한 고민 등은 작아 보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정책들이다. 새만금 사업도 이제는 거대담론의 틀에서 사람이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미시적 틀로 인식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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