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을 따라나섰다가는 산길로 접어 들 때가 있다. 일부러 굽이굽이 정령치를 넘어 뱀사골로 향한다. 평소에 즐겨먹지 않는 돼지고기가 먹고 싶어서다. 길가의 식당에선 장작불을 지피우고 철판 위에 고기 굽는 냄새가 계곡 따라 자욱하다. 이른바 토종돼지라고 한다. 식탁 위에는 손바닥만하면서 가장자리는 규칙적인 톱니바퀴 모양을 지닌 잎이 올라왔다. 곰취다. 그 쌈 맛은 쌉싸름한 봄의 향기를 입 안 가득 퍼지게 하고 떠나갔던 입맛을 돌아오게 한다.
이렇게 봄의 미각을 자극하는 곰취는 먹는 데서부터 익숙해졌는데, 전국의 높고 깊은 산지의 그늘이나 습한 곳에서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다. 꽃은 여름에 피기 시작하여 초가을까지 피는데 지름이 4~5cm이고 국화과인 만큼 꽃은 두상화서로 달린다.
곰취, 곰이 좋아하는 취나물이라는 뜻으로 웅소(熊蔬), 잎의 모양이 말발굽과 비슷하여 마제엽(馬蹄葉)이라고도 하고 지리산 부근에서는 곤대슬이 그 외에 북탁오, 왕곰취, 곰달래라고 부르기도 하는 여러해살이 방향성 식물이다. 곰취의 꽃말은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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