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시킨 갈비살 담백한 국물 일품…갖은 양념·조선간장으로 국물맛…아삭한 총각김치·깍두기도 별미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는 "주류는 수가 적어도 스스로를 다수라고 제시하며 그래야 안심하는 사람들이다. 주류는 또 현재의 지배 세력에 참여하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자기를 지배하고 있는 세력과 동조하려 하거나 독자적인 삶을 살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 피지배자로 남길 원하거나 혹은 남을 지배하려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주류(major)와 비주류(minor)의 구분은 항상 절대적이지 않았다. 다수가 주류라는 보장도 없었고,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오히려 진정한 비주류는 남을 지배하려 하거나 그런 지배 세력을 등에 업고 이득을 보려 하는 것과 무관한, '자기만의 독자적인 삶을 추구하는 고단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30여 년 동안 전주 갈비탕을 전국에 알려 온 원도심 '효자문'은 비주류다.
일방적일 수밖에 없는 지자체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관련 카르텔(?)까지 구성해 질주하는 '전주 비빔밥'에 비하면 비주류는 역차별 대상이다.
이곳의 갈비탕은 다른 지역 갈비탕과 확연히 다른 비주얼과 맛을 가지고 있다.
원래 갈비탕은 푹 고아서 뿌옇게 우려낸 설렁탕이나 곰탕과 달리 그리 오랜 시간을 끓이지 않는다. 맑은 국물과 먹기 좋을 정도로 알맞게 익은 갈비살을 얻기 위함이다.
'효자문'의 갈비탕 국물은 담백하면서 깊은 맛이 느껴지고, 이 집만의 비법으로 2∼3일간 숙성시킨 갈빗살은 심심하지 않으면서도 양념이 골고루 배어 있다.
3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양질의 국내산 갈비에 손수 칼집을 내고 기름을 제거하면서 '효자문'만의 깔끔하고 단아한 맛을 이어 오고 있다.
특히, 갖은 양념과 조선간장을 혼합해 만든 소스로 끓여 낸 갈비탕 국물은 압권이다. 예전부터 뼈대(?) 있는 종갓집 며느리 손끝을 통해야만 맛 볼 수 있었던 단아한 맛을 구현한다.
갈비탕이 주 메뉴여서 곁 음식은 그리 많지 않다.
제대로 익기도 전에 동이 나는 배추김치와 계절별로 다른 젓갈을 사용하는 깍두기도 일품이지만, 따로 주방에서 내오는 갓김치를 연상시키는 아삭아삭한 총각김치는 전주를 대표하는 마이너(minor) 갈비탕의 진수를 보여준다.
테이블마다 놓인 전통 목기에 김치와 깍두기, 젓갈 등이 담겨 있어 손님들이 양껏 덜어 먹을 수 있어 남은 음식 재활용이나 음식물 쓰레기 문제도 현명히 대처한다.
△ 영업 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가게 우측 골목이 주차장
△ 갈비탕 8000원, 우족탕 7000원, 불갈비 2만1000원(1인분), 갈비찜 4만∼5만 원, 수육 2만∼3만 원
△ 위치: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1가 378-5
△ 전화: 063-284-4236
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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