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담근 고추장·된장·간장으로 조리…청정 지역서 생산된 식재료 사용
요즘 음식계의 화두는 단연 '로컬푸드'와 '슬로푸드'다.
가까운 유통 거리로 화석연료 절감은 물론 편향된 공급과 소비로 인한 비환경적인 문제를 극복하자는 '로컬푸드' 운동이나 맛의 표준화와 미각의 동질화를 강요하는 패스트푸드를 지양하자는 '슬로푸드' 운동에 세인들이 열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자는 '로컬푸드'와 '슬로푸드' 운동은 계층 간 서로 다른 이해 관계 속에서 더욱 풍성하고 진지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난 6일 예전부터 벼르던 가정식 백반집을 찾았다.
점심과 저녁 시간에 잠깐만 장사를 하는 데다 일요일은 쉬는 곳이어서 시간을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1인분을 팔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노파심에 지인까지 대동하고 집을 나섰다.
진안군청 앞에 있는 '구내식당'은 생각보다 더 작고 오래된 곳이었다.
10평 남짓한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주머니 두 분이 능숙하게 음식을 조리하며, 친절하게 손님을 맞았다.
주방을 거쳐 온돌방에 오르니 허름하고 동그란 밥상 너덧 개가 보였고, 이제 막 점심 시간이 시작돼 다행히 남은 자리 하나를 차지할 수 있었다.
마치 한 식구처럼 친근하게 농담을 주고받는 분위기여서 지루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낯선 방문객에 대해 경계하는 기색도 없었다.
즉석에서 청국장을 끓이고, 생선을 조리하느라 20분이 다 지나서야 제대로 된 밥상을 받아볼 수 있었다.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 주위로 청정 지역 진안고원에서 생산한 배추와 무, 호박, 버섯 등 '로컬푸드'가 김치와 나물 형태로 나왔다.
식사가 시작되고서야 먹음직스러운 야채전이 부쳐 나오고, 직접 만든 누룽지가 마무리 음식으로 제공됐다.
추가 공깃밥은 무료이며, 과하지 않게 담아내는 곁 음식은 이미 반찬 재사용 문제를 염두에 둔 듯했다.
어머니 손맛을 연상케 하는 음식 맛으로 유명한 '구내식당'은 해마다 동짓달에 메주를 쑤어 정월에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을 직접 담그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점심 식사는 오후 2시까지이며, 저녁 식사는 오후 5시부터 가능하다. 손님들이 차례를 기다리거나 밥상 몇 개를 더 놓을 수 있는 옆집 '삼성양복점'은 주인장의 부군이 운영한다.
▲ 메뉴: 백반 5000원
▲ 위치: 진안군청 앞(전북 진안군 진안읍 군하리 81-1)
▲ 전화: 063-433-3153
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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