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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관립 문화시설] 4부.다른 지역 관립 문화시설 사례

예술인 창작 지원·시민들 질 높은 문화 향유 제역할 톡톡

(1) 창작공간들 묶는 행정통합팀 운영하는 서울문화재단 창작공간추진단

 

현재 전주시의 문화시설들은 대부분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부 시설들이 직영과 임대 등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민간위탁 시설들과 비교되며 활동이 두드러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특정시설이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주시는 오는 12월 31일로 민간위탁 기간 3년이 만료되는 전통문화센터와 한옥생활체험관, 공예품전시관, 최명희문학관, 전통술박물관, 역사박물관 등을 중심으로 운영 방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직영되고 있는 강암서예관과 공예명인관, 올 가을 정식으로 개관하게 될 어진박물관과 동헌 등의 운영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각 자치단체의 규모나 지역마다의 문화적 지형이 다르기는 하지만, 다른 지역 문화시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천시에서 공공성 훼손을 우려하며 공공도서관 민간위탁 반대운동이 일어나긴 했지만, 취재 결과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이 공무원들의 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문화재단을 통한 민간위탁을 하는 것이 보편적 흐름이었다.

 

▲ 지역거점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은 서울시 창작공간

 

2010년 현재 서울시의 창작공간은 모두 11개다. 이 중 2009년 개관한 서교예술실험센터, 금천예술공장, 신당창작아케이드, 연희문학창작촌과 2010년 개관 및 개관 예정인 문래예술공장, 성북예술창작센터,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 홍은예술창작센터 등 8개의 창작공간은 서울문화재단 창작공간추진단이 운영을 맡고 있다.

 

서울시 창작공간은 2008년 서울시가 '컬처노믹스(Culturenomics) 정책'에 따른 도심재생 프로젝트 일환으로 시작됐다. 유휴시설을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해 예술가에게는 창작공간과 창작여건을 지원하고 시민들에게는 질 높은 문화 향유 기회를 부여하는 등 '창작'과 '향유'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서울시 창작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소규모 다분포 형태라는 점이다. 서울시 창작공간은 마포구, 금천구, 중구, 서대문구, 영등포구, 성북구, 관악구 등 서울시내 곳곳에 모세혈관처럼 뿌리내리고 있다. 이는 '지역거점형' 복합문화공간으로, 특정지역에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공간의 성격과 업무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이들 8개 창작공간에는 총 78억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간다. 적게는 홍대 앞 문화활동 역할을 하는 서교예술실험센터이 6억원, 많게는 국제교류 업무가 많은 금천예술공장의 경우 12억원 정도가 지원된다. 이들 공간들은 거의 98∼100% 공공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술가들은 공간을 활용하고 관리비 형태로 평당 5000원 정도의 사용료를 지불한다. 시민들에게는 초창기 공간을 거의 무료로 내주었지만 최근 들어 약간의 대관료를 받기 시작했다. 김윤환 서울문화재단 창작공간추진단장은 "예술가나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더 제공하기 위해서 비용을 받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로 인한 수익은 1∼2억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창작공간의 경우 시로부터 아직까지는 재정 자립을 요구받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언제까지나 막대한 공공자금을 투자할 수 없으며 공공자금에 의존하는 문화예술의 문제점이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 창작공간 운영하는 창작공간추진단

 

서울의 실정에 맞는 창작공간을 조성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에게만 맡길 수가 없었다. 또한 서울문화재단 역시 생소한 업무라는 점에서 서울시는 2008년 민간 전문가 3인으로 구성된 시와 재단의 협의구조인 창작공간조성추진단을 구성했다.

 

창작공간조성추진단은 현재 '조성'이란 말이 빠졌으며, 당시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윤환씨가 현재 창작공간추진단 단장을 맡고 있다.

 

창작공간추진단은 예술가들에게 창작공간을 지원하고 시민들을 위해 새로운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예술과 산업의 접촉지점을 만드는 일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김단장은 "예술가 지원이 보통 기금 사업을 통해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원하는 만큼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며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단순히 돈을 지원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창작공간 지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 창작공간은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은 창작을 하고 그 과정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예술가의 창작과 시민들의 향유가 동시에 일어나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또한 가능성있는 작가들은 기업이나 산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 창작공간 총괄지원하는 총괄지원팀

 

창작공간추진단에서 눈여겨볼 점은 8개 창작공간을 아우르는 총괄지원팀이 있다는 점이다. 2009년 여러개의 창작공간들이 조성되면서 업무량이 늘었고, 각 공간별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공간들을 통합하고 조율하는 기능이 요구됐다. 원래는 회계총무, 통합기획, 재정, 서무 등 담당자들만 두었지만, 지난해 6월 총괄지원팀이라는 하나의 팀으로 확대개편했다.

 

총괄지원팀은 각 창작공간의 제안서들을 보조 또는 지원한다. 각 공간의 직원들이 하나의 사업을 계획해서 서류를 제출하면 공간의 대표격인 매니저를 통해 총괄지원팀으로 올라온다. 그러나 매니저나 총괄지원팀은 어디까지나 지원자일 뿐 해당 직원이 올린 사업계획서는 단장이 총괄지원팀장의 보조를 받아 직접 검토한다.

 

김단장은 "잘 되는 곳은 잘 되고 안되는 곳은 망하는 공간별 불균형이 우려됐다"며 "창작공간추진단을 통해 학술·정책 연구나 네트워크 작업 등 각 공간을 총괄하는 역할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단장은 "공간별로 경쟁구도가 있기는 하지만, 추진단이 공간마다의 장단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침을 줄 수 있다"며 "비슷한 업무를 조율하고 중복투자나 낭비적인 요소를 없앨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와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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