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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축제의 두 남자에게 듣는다

김명곤 조직위원장…김정수 예술감독

(좌)김명곤 조직위원장, 김정수 예술감독 ([email protected])

김명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58)은 2006년과 2007년 제8대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내며 전통예술과를 신설하고 전통예술진흥정책을 세워 예산을 확보했다. 전통예술에 대한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이런 것들이 기반이 됐을 때 전통예술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의 고향은 전주. 지난해 고향을 위해 조직위원장직을 수락했고, 올해는 내친 김에 개막공연 대본을 쓰고 총감독까지 맡았다.

 

김정수 예술감독(50)은 그동안 예술가로서 소리축제와 긴밀한 연을 이어왔다. '비가비 명창 권삼득'(2002)과 '심청'(2003), '열려라, 천년의 소리'(2004) 등을 연출, 호평을 받았으며 2002년 상징적 작품이었던 '소리아리랑'의 작사를 비롯해 2008년까지 그가 쓴 여러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모든 준비를 해놓고서도 끝내 축제가 취소돼 아쉬움이 컸던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두 남자. 올해는 10년을 맞아 그에 걸맞는 축제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더 커졌다.

 

"소리축제가 초창기 제기됐던 문제들이나 논란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10년을 끌어오면서 끊임없이 정체성 문제에 시달렸던 것 같습니다. 소리축제야 말로 대단히 중요하고 독특한 축제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국악이 대중화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팬들까지 만들어 가며 축제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국악을 아는 사람들은 소리축제가 국악계의 중요한 축제라는 걸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주니까 이런 축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요."

 

김위원장은 "이제는 소리축제가 단순히 축제로서의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국악 저변 확대와 국악 인재 육성, 국악 산업화 문제까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감독은 "소리축제가 10년이 되는 동안 전통음악을 소개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현대음악, 외국음악과 교류하며 그 흐름을 나눴다는 것은 소중한 체험"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이란 것도 오랜 세월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롭게 다듬어져 온 것입니다. 전통예술의 원형을 보전하려는 노력과 함께 전통예술을 재창작해 현대화하고 세계화하기 위한 고민과 시도가 필요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소리축제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창작품을 만들어야 해요."

 

김위원장은 "소리축제의 방향성이 담긴 대표 브랜드로서 조심스럽게 개막공연 '천년의 사랑여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김감독 역시 "올해는 소리축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만든 작품들이 많은데, 완성도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이런 경험들이 기반이 돼 소리축제 사무국에 작품을 제작하고 기획하는 역량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판소리나 국악은 서양식 극장으로 가면 갈수록 손해입니다. 올해 역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많은 공연을 하기는 하지만 소리축제에서 하는 판소리라면 가능하면 극장무대를 떠나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 한옥마을로 축제 공간을 넓혔습니다. 소리꾼과 관객이 자연스럽게 감성의 합일을 이뤄냈으면 좋겠습니다."

 

김위원장은 "판의 정신을 복원하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단순히 국악인들끼리 축제를 하려면 굳이 전주까지 오지 않아도 되겠지요. 도민들이 사랑하고 그 열기가 열광적으로 일어날 때 다른 지역, 다른 나라 사람들도 전주에 와서 한 판 놀아보자는 분위기가 생겨날 겁니다"

 

이들은 "축제는 즐기는 사람들의 것"이라며 "좋은 프로그램이 많으니 올해 축제는 우리가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많이 찾아와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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