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소리와 정정렬 바디 '춘향가' 비교하세요
▲ 2일 오후 8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
'2007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대한민국 최고 여류명창 오정숙 성우향 최승희 안숙선이 한 무대에 서는 귀한 자리를 마련해 뜨거운 감동을 주었다. 2008년에는 아예 '천하명창전'이란 이름으로 이 시대 최고 남자 명창 송순섭 김일구 조통달의 소리를 모아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족지세(鼎足之勢)'를 이루어냈다.
명창과 명창이 만났으니, 그 중에 제일은 천하명창이라.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3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천하명창전'을 연다.
'천하명창전'은 소리의 진짜 맛을 아는 이들에게는 가슴 벅찬 자리. 올해의 주인공은 조상현(71) 성창순(76) 최승희 명창(73)이다. 세 명창 모두 전주대사습놀이에서 각각 1976년, 1978년, 1981년 대통령상을 차지했다.
조상현과 성창순은 이른바 보성소리의 부상을 대표하는 이들이다. 최고 명창을 가리는 전주대사습에서 1976년 제2회 대회부터 1978년 제4회 대회까지 조상현 성우향 성창순이 연달아 장원을 차지하면서 보성소리가 떠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가 자랑하는 최승희 명창은 우리나라 판소리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던 정정렬 바디 '춘향가'의 거의 유일한 전승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승희 명창은 암으로 몇 차례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판소리 연구가인 최동현 군산대 교수는 "보성소리와 정정렬의 소리, 조상현 성창순의 소리와 최승희의 소리는 고제소리와 현대판 소리의 대결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소리 대결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성소리는 공연 양식이나 음악성에 있어 전통을 잘 키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 대명창들의 더늠들 또한 잘 간직하고 있다. 반면, 최승희가 부르는 정정렬 바디 '춘향가'는 일제강점기 정정렬에 의해 다시 만들어진 것으로 내용이 시대에 맞게 고쳐져 당시 소리꾼들은 '신식 춘향가'라고 불렀다. 음악적인 면에서도 다양한 목과 성음을 구현하고 장단에 극단적인 엇부침을 사용하는 등 소리에 계속해서 변화를 주는 발성법을 사용했다. 보성소리와 정정렬 바디 '춘향가'는 매우 상반된 특성을 지닌 소리인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34년 만에 전주 무대에 서게 된 조상현 명창은 '천하명창전'에 앞서 2일 오후 8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판소리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이야기한다. 한옥 대청마루에서 듣는 조상현 명창의 명강의와 시원한 소리 세계를 통해 판소리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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