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국제적 관심을 끄는 대규모 문화유산 특별전이 잇따라 열린다.
오는 12일 국립중앙박물관이 개막하는 고려불화 특별전(~11월 21일)을 비롯해 대만 고궁박물원의 '남송회화전', 일본 나라국립박물관 제62회 쇼소인전(正倉院展),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동대사 대불'(東大寺大佛) 특별전이 속속 관객들을 맞는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개막한 중국 상하이박물관의 '당ㆍ송ㆍ원 회화 진품전'(唐宋元繪畵珍品展)도 가세하고 있다.
이들 전시는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만나기 어려운 블록버스터급으로, 세계 각지의 연구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간 이런 국제무대에서 약간 벗어나 있었던 한국이 세계 각국에 흩어진 고려불화 61점을 비롯해 관련 유물 108점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전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측은 3일 미국의 회화사 전문가들이 고려불화전을 계기로 이들 동아시아 전시를 순회 관람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하고 고려불화전 개최에 즈음해 오는 28일 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불교회화와 고려불화' 국제학술심포지엄에는 일본의 관련 연구자가 대거 참가 신청을 했다고 소개했다.
◆대한민국 국립중앙박물관 '고려불화대전'(10.12~11.21) = 국내보다는 해외, 특히 일본으로 나간 실물이 훨씬 많은 고려불화. 언젠가 한번은 했어야할 전시지만 이런 '분산 소장' 탓에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이번에 모이는 일본 센소지 소장 '수월관음도'를 비롯한 고려불화 61점만 해도 전 세계 약 40개 기관 혹은 개인에게서 빌려온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보다는 이만한 규모에 달하는 고려불화를 한자리에 모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번 특별전은 한국 문화유산 특별전 역사에서 길이 남을 전시로 꼽힐 만하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는 고려불화와 비교 대상이 될 만한 중국불화 9점과 일본불화 10점을 곁들여 고려불화의 특징을 한자리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고려불화에 보이는 정병(淨甁) 등의 관련 유물을 곁들인다.
◆대만 고궁박물원 '남송회화전'(10.8~12.26) = 특별전 정식 주제는 '문예소흥-남송 예술과 문화 특별전'(文藝紹興-南宋藝術與文化特展)이다. 중국 남송(南宋. 1127-1279)시대 150년간 제작된 회화사 자료 중 명품이라 할 만한 것을 집대성했다.
대만 국내 외에도 상하이박물관과 저장성박물관을 비롯한 중국 본토 박물관, 일본의 도쿄국립박물관과 교토국립박물관 등지에서 관련 유물을 대여했다.
남송 황제들인 고종(高宗)과 영종(寧宗), 이종(理宗) 등의 초상화를 포함한 그림을 중심으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글씨나 편지글 등 123점이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어 교체 전시된다.
◆중국 상하이박물관 '당ㆍ송ㆍ원 회화 진품전'(9.28~11.23) = 특별전 정식 주제는 '천년단청-일본ㆍ중국 소장 당ㆍ송ㆍ원 회화 진품전'(千年丹靑-日本中國藏唐宋元繪畵珍品展)으로, 중국 국내 소장품보다는 주로 일본에서 소장한 관련 회화 작품을 모았다.
그래서인지 이 특별전 개최에 대한 중국 언론보도에서는 '회향'(回鄕)이라는 말이 자주 보인다. 일본으로 나간 중국 국보가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한창 진행 중인 상하이엑스포와 연계한 행사로, 좀처럼 한자리에서 맛보기 힘든 명품을 한 자리에 모은 뜻깊은 행사다.
이번 전시는 총 75점에 달하는 출품작을 ▲사사일문(史事逸聞) ▲불도신화(佛道神話) ▲산천의상(山川意像) ▲문사정회(文士情懷) ▲화조생취(花鳥生趣)의 5개 소주제로 나뉘어 선보인다.
◆일본 나라국립박물관 제62회 쇼소인전(正倉院展.10.23~11.11) = 일본에서 문화유산 특별전시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더구나 고대 일본 천황가 보물 창고인 정창원(正倉阮. 쇼소인)이라는 단일한 주제로만 매년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한 번만, 그것도 2주 남짓한 기간만 여는 행사다. 올해로 62주년을 맞았다.
약 9천 건을 헤아린다는 정창원 보물 중 이번에는 70건가량이 선보인다. 올해는 일본 고대 왕경인 헤이죠(平城) 천도 1천300주년이며 이 창고 건립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고메이황후(光明皇后) 사망 1천250주년을 기념하고자 이 창고를 대표하는 명품에서 출품작을 엄선했다.
고메이와 그의 남편 쇼무(聖武)천황의 유품과 인근 유서 깊은 사찰인 동대사(東大寺. 도다이지)의 법요(法要)에 사용한 물품, 목간, 문서 등이 전시된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동대사 대불'(東大寺大佛) 특별전(10.8~12.12) = 나라박물관의 쇼소인 전과 맥락이 비슷하게 고메이황후 1천250주기를 기념한 특별전이다.
부제는 '천평(天平)의 지보(至寶)'인데 고메이와 그의 남편 쇼무 천황 시대인 천평시대의 가장 중요한 보물이라는 뜻이다. 동대사 대불이란 이 사찰 금당(대불전)에 봉안한 철제 노사나불상(盧舍那佛像)으로 쇼무천황 때 만들었다. 높이 약 14.7m에 이른다.
이번 특별전에는 대불전 앞에 있는 높이 4.5m에 이르는 팔각등롱(八角燈籠)이 사찰을 벗어나서는 처음으로 공개되며 일본 최대 고대 탄생불로 알려진 탄생석가불입상이라든가 고대 가면 등도 선보인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