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전주세계소리축제] 미숙한 운영·줄어든 관객…10주년 빛 바랬다

올 15만여명 발길, 외국인 관심은 '뚝'…공연의 질과 다양성은 긍정적인 평가

5일 소리문화의 전당 브리핑룸에서 김명곤 조직위원장이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추성수([email protected])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한층 더 폭넓어진 예술가들의 음악적 욕구를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프로그램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역사에 걸맞지 않는 축제 운영으로 10주년의 의미가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신종플루로 축제를 한 해 거른 데다가 올해가 10주년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해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문제점들을 노출했다. 지난해 김명곤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조직 구성을 새롭게 하고 사무국 인력을 전부 물갈이하면서 조직 내 노하우가 쌓이지 못하고 그동안의 축제와 단절될 것이라는 우려는 축제 현장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한옥마을 등 전주 곳곳으로 장소를 확대한 올해 소리축제는 총 9개국 213회 공연 234팀 3286명의 예술가들이 참가했다. 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5일 오후 폐막 기자회견을 열고 "4일까지 12만6420명이 다녀갔다"며 "10년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지역을 대표하면서 세계를 지향하는 가능성 높은 문화콘텐츠로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4일까지 좌석점유율은 77.1%, 유료 좌석점유율은 34.9%였다. 그러나 유료 관람객수나 티켓 수익료는 밝히지 않았다. 올해 예산은 2008년과 같은 24억원이다.

 

▲ 창작 원년?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

 

소리축제가 '창작 원년'을 선언한 올해, 프로그램 면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많이 이뤄졌으며 일정부분 의미있는 성과를 얻어냈다.

 

김위원장이 직접 총감독을 맡은 개막특별공연은 완성도를 두고 평가가 엇갈렸으며, 1박2일간 경연형식으로 치러진 '소리 프론티어'는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한다는 좋은 취지로 판을 벌이기는 했지만, 2000만원이란 적지 않은 창작지원금을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사후 관리나 체계적인 지원 계획은 미흡했다. 특히 관람객 집계나 기자상 선정에 있어 허술한 진행이 지적됐다.

 

일부 폐지된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으로서 생명력이 다하면서 시의적절하게 변화를 시도했다는 분석이다. 국악 및 판소리가 다양한 예술장르와 성공적으로 결합하면서 전통음악의 세계화와 대중화의 가능성도 높였다.

 

반면, '조상현 명창의 판소리란 무엇인가'와 '이네사 갈란테' 등 일부 공연은 관람료가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비판이다. 또한 유독 노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이 적었다는 인상을 남겼다.

 

▲ 축제 공간 확대 효과 미미

 

올해 소리축제는 한옥마을을 비롯해 전주 곳곳으로 장소를 확대했지만, 그로 인한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옥마을의 경우 최근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부상하고 있는 데다가 공간 자체의 상징적 의미가 소리축제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에 충분하지만, 좋지 않은 날씨와 미숙한 운영으로 유료공연의 경우 특히 집중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야제 성격으로 오거리 문화광장에서 펼친 퍼레이드는 소리축제 성격을 전혀 살리지 못한 정체불명의 행렬에 그쳐 오히려 축제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됐다.

 

▲ 문제점 많은 조직 및 축제 운영

 

축제 운영 및 조직 운영에 있어서는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특히 사무국 인력들은 개인 능력 여부를 떠나 처음 사무국을 구성할 때부터 분야별로 인력을 선발하는 방식이 아닌, 전체 인력을 뽑아놓고 내부적으로 역할 분담을 하는 방식을 택해 결과적으로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축제 기간에는 조직 내부적으로 의사소통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아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졌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무책임하고 불친절한 행동 역시 축제 내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자원봉사자 매뉴얼을 만들어놓고 전국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

 

축제 조직위가 초대권을 남발,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이 좌석을 구하지 못해 항의하거나 자리가 텅텅 비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실수로 티켓이 중복 발권돼 관객들이 황당해 하는 일이 여러차례 목격됐다.

 

▲ 10년 의미 살리지 못해

 

올해는 소리축제가 10년이 되는 해였지만, 그 의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소리축제 10년을 결산한 사진집 역시 크게 화제가 되지 않았으며, 10년을 맞아 축제 기간에 발표하기로 한 소리축제 중장기 발전계획안 역시 아무런 예고 없이 11월로 미뤄졌다.

 

축제 기간이 9일에서 5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10주년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상대적으로 관람객 숫자도 적었다는 평가. 축제 기간이 9일이었던 2008년 26만9187명이 다녀갔지만, 올해 축제는 5일 폐막공연까지 15만명 정도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외국인의 관심은 적었다.

 

올해가 10년을 마무리하는 중요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조직위가 폐막 기자회견을 열지 않겠다고 고집하다가 기자들의 요청에 의해 뒤늦게 입장을 바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주연급 예술가가 리허설 도중 낙상 사고를 당하는 일도 벌어져 10주년을 맞아 예술가들의 안전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도휘정·이화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포토[포토]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 촛불집회 이어진 전주시

정치일반김관영 지사, 민주당 단식농성장 방문.."탄핵 힘 보태겠다"

정치일반비상정국 속 민생경제 안정화 노력, 전북특별자치도-시군 협력 강화

정치일반전북자치도, 지방의료원에 79억5000만원 지원, 경영 안정화 총력

정치일반행안부 "대통령실,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발언요지 미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