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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비체어의 숨은 맛집 리포트] (14)전주 동문거리 맛집 열전

낭만을 노래하는 거리엔 '골라 먹는 재미' 까지 있다

누구나 구구단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기 전 먼저 외우지 않던가?

 

사랑을 얻고 지키고 싶은 남녀라면 일단 창작소극장 사거리에 나가 보자.

 

어려서부터 단짝인 후배 B를 만나고 싶으면, 창작소극장 사거리로 나간다. 전주 창작극회 단원인 그 친구 이력은 꽤 복잡하고 화려하다. 대학 시절엔 전공보다 학생 운동에 더 심취해 있었고, 남보다 몇 년을 더 캠퍼스에 머물다가 졸업 후 유학길에 오르는가 싶더니 며칠을 견디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결국 그토록 열망하던 소리꾼이 되었다.

 

그에게 부탁할 일이 있거나 구수한 그의 입담이 그리워지면 '겐스빌치킨'에서 통닭과 맥주를 산다. 2차는 7080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별들의 고향'이나 명태장(醬)이 일품인 '임실휴게실'이 될 게 뻔한 일이고, 내 목적은 이미 이루어진 거나 마찬가지다.

 

'작업(?)의 기술'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최근 출간된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사랑의 기술'이란 연애 지침서는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 얼마나 똑같은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당시에도 시내의 유명한 화랑과 극장, 경마장, 검투장 등을 훌륭한 작업 장소로 꼽았으며, 외모에 신경 쓰기보다 교양을 쌓고 부드럽게 대할 것과 이성에게 노예처럼 굴 것을 강조했다.

 

이미 콩나물국밥 거리로 유명한 창작소극장∼동문사거리 부근은 지역 예술인들이 직접 운영하거나, 뒷담화(?) 장소로 애용하는 공간이 대부분이다. 가끔씩 들러서 저렴하고 가벼운 메뉴도 즐기고, 낭만과 열정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기(氣)도 한번 팍팍 받아 보자.

 

이곳에도 관련 '팁'(tip·조언)은 존재한다.

 

일반적인 전주 가맥집에 비해 '임실휴게실' 명태장은 마요네즈를 배제한 채 청양고추와 간장으로 개운하고 매콤한 맛을 낸다. 또한, 북어포를 주문하면 명태 머리를 우려낸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수제비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꼬꼬영양통닭'에서는 기름기가 쫙 빠진 전기구이 통닭과 닭곰탕을 맛볼 수 있지만, 일요일에는 쉬는 날이 많다. 원래는 둘째·넷째 주 일요일이 휴무이며, 전기구이 특성상 '닭이 작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홍합해물짬뽕이 유명한 '계수나무'와 '신성반점'은 각각 '비주얼(고명)과 맛이 다르다'와 '배달 전문점으로 보인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몇 가지 변동 사항도 있다. 따뜻한 청주 한 잔이 운치를 더하는 '오뎅마을'과 몇 년 사이 주당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꽃'은 상호와 메뉴가 바뀌었다.

 

▲ 창작소극장

 

위치: 전주시 경원동 1가 10-2, 전화: 063-285-6111

 

▲ 임실휴게실(명태포 1만2000원, 맥주 2500원)

 

위치: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1가 14-2, 전화번호: 063-288-1896

 

▲ 꼬꼬영양통닭(전기구이 1만4000원, 닭곰탕 5000원)

 

위치: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2가 53-5, 전화: 063-283-2655

 

▲ 겐스빌치킨·신성반점(홍합해물짬뽕 5000원)·계수나무(전복해물짬뽕 8000원, 홍합해물짬뽕 5000원)

 

위치: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1가 115-3 부근(세 집이 붙어 있음)

 

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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