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13 11:23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문화마주보기
일반기사

[문화마주보기] 귀농문화 정착과 식물공장

맹성렬 (우석대 전기공학과 교수)

지난 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있었던 농생명 산업 정책 관련 공청회의 사회를 본 일이 있다. 올 봄부터 한반도에 기후변화의 심상치 않은 징조들이 확연하게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작물학회 주관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전기전자 전공인 필자가 이 공청회의 사회를 보게 된 것은 평소 농생명 산업에 IT 융합기술을 적용하여 보다 안정적인 작황을 유지하는 기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한국작물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방송통신대학의 류수노 교수와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발제를 맡은 류 교수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한반도의 식량자원 전략을 다시 짜야하며, 특히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20%대로 매우 낮아 조속하게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런 우려는 최근 국내·외에 있었던 여러 사건을 통해 중요한 현실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여름, 러시아가 밀을 비롯한 식량 수출 동결을 선언하더니 중국은 옥수수 사재기를 해 일본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세계는 바야흐로 식량전쟁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국내 상황을 보자면, 여름철 폭염과 잦은 비로 채소 작황이 나빠 배추 가격이 10배로 뛰는 등 서민 생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식량안보로 시작한 공청회는 국립식량과학원 전혜경 원장이 패널토론에서 초고령화 사회를 언급하며 그 초점이 바뀌었다. 전 원장은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 선진국의 예에서 보듯 도시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귀농하려는 고령 인구가 다수 발생할 것이라고 하면서 밭농사 보다는 논농사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도 벼를 재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정말 벼농사가 쉬울까? 농약치고 화학비료 사용하는 벼농사는 비교적 쉽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령 인구의 귀농현상이 본격화 될 시점에는 쌀수입 개방이 상당히 이루어져 일반적인 벼농사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을 것이고, 유기농 친환경 농법이 꾸준한 수요 증가로 그나마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도시 생활을 했던 사람들에게 잔손이 많이 가는 유기농 벼농사는 결코 밭농사보다 쉽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밭농사를 쉽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마지막 패널로 토론에 참여한 전주생물연구소 권태호 소장은 고령 인구가 비교적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농사법으로 '식물 공장'을 언급했다. '식물공장'은 IT기술과 LED 조명 등을 이용해 외부 기상에 전혀 영향 받지 않고 고품질 식물 재배를 속성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되고 있다. 식물공장은 LED등 조명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잔손이 많이 가지 않게 식물 재배환경을 제어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야만 고령자들도 용이하게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IT 전문가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마침 우리 전북이 지식경제부의 신성장동력 프로젝트로 'IT-LED 식물공장'을 수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단지 농촌의 경제적 이득에 그치지 않고 농촌 문화에도 적쟎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도시의 고령 인구 뿐 아니라 과학영농을 꿈꾸는 젊은층의 귀농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들의 지역사회 활동이 그동안 이농현상으로 침체되었던 농촌에 어느 정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 맹성렬 (우석대 전기공학과 교수)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