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문학관 혼불문학상 추진 간담회
전라북도는 한국문학사의 튼실한 바탕이며, 특히 소설문학에 있어 성지로 꼽힌다. 전주는 최초로 한국 소설 문학을 성장하게 한 완판본 한글 고전소설을 찍어낸 고장이기 때문이다. 소설가 최명희도 자신의 소설 원형을 완판본 한글 고전 소설에 두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전북 문화예술인들이 작가 최명희와 그의 작품 「혼불」을 앞세운 혼불문학상을 제정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3일 최명희문학관이 주최한 '혼불문학상 추진을 위한 간담회'. 이 자리에 참석한 문화예술인들은 "전북에 이 고장을 대표하는 문학공모전이 없다는 것은 문학의 고장인 전북의 위상과 맞지 않는 일"이라며 혼불문학상 제정을 통해 전북을 문학의 고장으로 각인시키고, 전북 문단의 맥을 이어가자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소설가 최일남 선생은 "최명희의 걸출한 작품을 생각할 때마다 그동안 무엇인가 한 가지가 빠진 듯한 서운함이 있었는데, 혼불문학상이 제정되면 그 서운함이 털어질 것 같다"고 전했고, 안홍엽 목정문화재단 운영위원장은 "장편소설 공모를 통한 혼불문학상 제정은 전북의 명품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발굴된 작품은 전북 문단에 부활의 나팔을 불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병천 전북작가회의 회장은 "「혼불」은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널리 확산시키고, 우리 전통과 전승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일 수 있게 하는 문화콘텐츠"라며 "「혼불」이 전북의 문화콘텐츠를 넘어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혼불문학상 제정에 힘을 쏟아야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한 문화예술인들은 최명희 역시 장편소설 공모전을 통해 「혼불」을 내놓아 작가의 혼을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혼불문학상은 장편소설 공모전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며, 추진 시기를 가능한 앞당기자고 의견을 모았다. 혼불문학상 추진을 위한 가장 큰 어려움은 안정된 재원 확보. 문화예술인들은 전라북도와 전주시, 남원시 등 지자체가 지원하고,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내 바람직한 메세나의 모범을 마련하자는 의견이다. 이동희 전북문인협회 회장은 "지자체가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하는 만큼 문화에 적극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라며 "혼불문학상이 마련돼 전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이 되면, '예향(藝鄕)'에서 '문향(文鄕)'으로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혼불문학상 은 기업의 입장에서도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돈을 버는 일이 될 수도 있다"며 "이로써 전북이 문학의 고장으로 성장하면, 전국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소득도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성수 최명희문학관 관장은 "혼불문학상을 시작으로 전북의 작고문학인들에 대한 선양사업이 더 활발하게 진행되기를 희망한다"며 "혼불문학상이 그 도근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혼불문학상 제정이 한층 기대되는 이유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남규 전주시의회 의원, 김은정 전북일보 선임기자 겸 콘텐츠기획실장, 류경호 전북연극협회 회장, 박태건 원광대 교수, 안홍엽 목정문화재단 운영위원장, 유대수 문화연구 창 대표, 이동희 전북문인협회 회장, 이두엽 군산대 겸임교수, 이병천 전북작가회의 회장, 이종민 전주문화재단 운영위원장, 임명진 전북대 교수, 장성수 최명희문학관 관장, 정군수 전주문인협회 회장, 진창윤 전북민예총 회장, 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 등 20여 명이 참여, 혼불문학상 제정을 위한 뜻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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