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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일·가정 양립을 위한 보루 - 가족친화경영

허명숙 (전북발전연구원 부설 여성정책연구소장)

해마다 연초엔 경제전문 분석기관들이 국제와 국내 경제전망을 수치로 나타내곤 한다. 신묘년 한해, 국내 경제는 '밝지 않음'으로 표현되고 있다.

 

족집게 도사는 아니지만, 올해 기업들이 이윤을 남기는 데 적잖이 공헌을 할 한 가지 방법을 강추한다. 다름 아닌, 가족친화 경영이다.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고 할 줄 모르겠으나, 기업의 가족 친화 경영은 분명 '남는 장사'다. 여성가족부가 2010년 선정한 21개 가족친화인증 기업들을 들여다보면 금세 이해가 될 것이다. 가족친화경영 기업들은 출산·육아휴직 기간을 근속에 포함해 승진 때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는 등 다양한 출산·육아지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또한 탄력근무제나 아빠휴직제도, 불임부부 지원, 직장 내 미혼남녀 미팅 프로그램, 결혼예비교실, 직장보육시설 운영 등 가정과 직장을 양립할 수 있는 이른바 '가족친화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가족친화인증기업은 여성가족부가 가족친화 사회환경의 조성 촉진에 관한 법률(2007년 제정)에 의거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대학, 기업 등을 대상으로 2008년 14개소를 선정했으며 이어 2009년 20개소, 2010년 33개소(기업은 21개소)를 선정했다. 전라북도에 소재한 가족 친화 인증 기업은 완주군의 마음사랑병원, 단 1곳(2008년)에 불과하다.

 

마음사랑병원 배자영 인사교육팀장은 말한다. 직장보육시설, 가족초청 행사 등을 통해 직원 가족들의 직장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지고, 직원들의 일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져서 능률이 오르고, 직원들이 직장에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고. 배 팀장은 가족친화 경영은 '직원 가족까지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경영자의 의지만 있으면, 종업원수나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적은 예산으로도 실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2008년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소재 437개 기업을 대상으로 여성인력 활용 현황 및 애로에 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족 친화 경영이 기업성과를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61.2%)는 응답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38.8%)는 응답보다 1.5배가 높았으며, 도움이 된다는 이유는 종업원 만족도가 높아져 생산성이 올라간다(60.8%), 이직률이 낮아져 안정적인 인력 운용이 가능하다(26.1%), 기업 이미지가 개선되어 판매가 늘어난다(5.6%)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 친화 기업 문화 조성을 여성의 지위 향상과 저출산 문제 해소차원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일은 있으되 가정의 행복과 연결되지 않는 일이라면 그 일의 질은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이제, 기업차원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방법을 찾아 하나씩 실천해 나가고, 정부와 지자체에서 인센티브 등을 통해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 경영주들의 인식이 중요하다. 오늘날 기업 경쟁력은 핵심역량을 가진 우수인력의 확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가족친화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가족친화경영은 근로자들의 직무만족을 향상시키고 근로환경을 개선함으로써 근로자의 결근이나 이직률을 감소시킨다. 기업에 대한 애사심과 직무 몰입도를 크게 높이는 결과로 이어져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이 제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족친화경영은 우수인력 확보에 생산성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예비 취업생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가진 가족친화인증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

 

*허명숙 여성정책연구소장은 전북대를 졸업한 후 전북일보 기자로 입사, 여성팀장과 교육부장·편집부장·문화부장·부국장 겸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전북대 대학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 허명숙 (전북발전연구원 부설 여성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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