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방조제 안쪽에서 돌고래의 일종인 상괭이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된 후 처음 일인데다 대규모여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새만금 방조제에 대한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이같은 사실을 쉬쉬해 축소은폐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번 기회에 돌고래의 유입경로와 떼죽음의 원인을 밝히고, 혹여 수질에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상괭이의 떼죽음이 처음 발견된 것은 설날인 지난 3일이었다. 이날 새만금 가력도 배수갑문과 신시도 배수갑문사이 안쪽 자갈밭에서 1-2m 길이의 상괭이 10여 마리의 사체가 발견되었다. 이어 4일과 7일, 8일까지 모두 103 마리의 상괭이 사체가 그물에 걸렸거나 자갈밭에 흩어져 있었다. 일부는 죽은지 꽤 오래되어 부패 정도가 심했다.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은 이들 사체를 "어패류의 수거처리 지침에 따라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해, 모두 군산으로 옮겨 소각 처리했다"고 밝혔다. 폐사 원인에 대해 농어촌공사와 해양경찰은 "서남해안에 다량 분포하고 있는 상괭이가 먹이를 찾아 배수갑문을 통해 방조제 안쪽으로 들어 왔다가 최근 불어닥친 한파로 인한 결빙과 그물망에 걸려 동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상괭이의 떼죽음은 돌발적인 것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어쩌면 예기된 일이라 할 수 있다. 방조제 완공후 내부개발을 위해 방조제 안쪽 수위를 낮춘데다 해수유통이 잘 되지 않아 호수의 염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생태 재앙'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은 듯하다. 정부와 농어촌공사는 이번 상괭이 폐사를 계기로 새만금 수질은 물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 있는 방조제 안쪽 호수의 어패류 폐사처리 문제, 해수유통, 내부개발의 속도조절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새만금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농어촌공사는 좀더 투명하고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이 사태가 일어나자 공사측은 언론에 이 사실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상괭이의 떼죽음이 수질 오염문제로 비화할 것을 염려했는지 모르겠으나 축소나 비공개가 자칫 더 큰 화를 불러 올수 있음을 망각한 것이다.
당당하고 투명한 일 처리가 국민의 신뢰를 얻는 첫 걸음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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