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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⑫완주 화산 참붕어찜과 아귀찜

산골 저수지 보며 즐기는 '매콤한 맛'

(좌)'약수가든'의 붕어찜, '번지농장' 의 돌판아귀찜. ([email protected])

맛도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가 있다. 아등바등 살지 말라고 속삭이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 곳, 완주군 화산면 경천저수지. 이 곳에 참 잘 어울리는 맛이 있다. 여름 별미 참붕어찜이다. 또 경천저수지와 멀지 않은 산골엔, 숲과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겨울 별미 돌판아귀찜이 미식가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그곳으로 가보자.

 

▲ 완주 8미 참붕어찜

 

전주에서 17번 국도를 타고 고산을 지나 화산 소재지를 들어갈 즈음 참붕어찜 원조라며 전통을 내세운 안내판들이 반긴다. 20년 또는 3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는 참붕어찜 음식점들이다.

 

전국에서 모여들 정도로 널리 알려진 화산 참붕어찜은 1995년 전라북도 향토전통음식으로 지정됐고, 한우와 함께 '완주 8미' 중 하나. 칼집을 내어 시래기와 감자, 무로 맛을 낸 참붕어찜은 입안을 감도는 민물고기 특유의 부드러움과 담백함이 매력이다.

 

여름철 보양식인 참붕어찜은 불포화 지방산과 철분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나 산모에게 좋다고 한다. 허약 체질이나 정력이 약할 때 기력을 보충해주며 간 기능회복에도 효과가 있단다.

 

참붕어찜에 들어가는 재료 중에 붕어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시래기다. 무의 잎과 줄기를 말려 시래기를 만드는데, 이 시래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늦가을부터 정성을 들인다. 긴 시래기를 붕어의 하얀 살에 걸쳐 먹으면, 깔끔한 끝 맛이 기막히다. 매콤한 양념 맛도 일품, 양념에 밥을 쓱쓱 비벼 먹다 보면 한 그릇이 뚝딱이다. 입가심으로 먹는 숭늉 한 그릇으로 마음도 넉넉해진다.

 

▲'2% 아쉬운' 화산 참붕어찜

 

여름철 별미여서 그런지 겨울 끝자락에 찾은 참붕어찜 전문점들은 한산했다. 비수기라고는 하지만 아쉽다.

 

경천저수지에서 잡아올린 자연산 참붕어만으로는 몰려오는 미식가들을 감당할 수 없었겠지만, 중국산이 들어오는 것은 문제다. 철저한 자연산을 고집하거나 원산지에 따른 가격 차별화를 생각해 볼 일이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지역축제로의 프로그램 개발이다.

 

팔당호와 인접한 경기 광주시 분원마을에서는 1997년부터 향토음식인 붕어찜을 널리 알리기 위해'분원 붕어찜축제'를 열고 있다. 매년 5월께 열리는 이 축제는 붕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개발해 선보이고 행사 기간 중 가격도 할인 한다. 또 참여 프로그램을 늘려가면서 매년 1만여명 안팎의 관광객이 몰리는 꽤 그럴싸한 축제로 발전했다.

 

충북 진천군 초평면에서도 2009년부터 '초평붕어마을 붕어찜축제'를 열고 있다. '초평호'의 아름다운 경치와 어우러진 이 축제는 마을 음식업번영회 주관으로 매년 10월말께 개최, 1200여명의 안팎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지역마다 축제가 넘쳐나고 자치단체마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작은 축제를 만들어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일이다.

 

▲화산식당 : 1978년부터 영업을 했다고 하니 참 오래 됐다. 수목이 어우러진 식당에서 맛보는 메기매운탕과 누룽지도 일품이다. 예전엔 씨알이 손가락만한 크기의 참붕어찜과 톡톡 씹히는 새우탕을 맛볼 수 있었다. 전주 아중역 근처에 직영점은 모든 재료를 화산식당에서 조달한다. /대표 박종덕, 063-263-5109

 

▲산수장가든 : 올해로 29년째. 확트인 경천저수지를 옆에 끼고 풍경을 즐기며 묽은지 닭도리탕과 백숙도 먹을 수 있다. 물위에 떠있는 부교를 걷는 즐거움도 이곳 산수장가든의 자랑이다. 예전엔 향어회도 즐길 수 있었다. 전주 분점은 없다. /대표 한형수, 063-263-5078

 

▲약수가든 : 18년 전통의 참붕어찜 요리집이라는 플래카드가 눈에 띈다. 식당 주위에 고성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며 참붕어찜을 맛볼 수 있다. 묽은지 닭도리탕도 맛있다. /대표 임달영, 063-262-2602

 

▲'특허' 돌판아귀찜 전문점 '번지농장'

 

완주군 화산면 와룡리 깊은 산속에 자리잡은 돌판아귀찜 전문점 '번지농장'.

 

아귀와 산골의 매콤한 만남, 돌판아귀찜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눈치 빠른 미식가들은 벌써 두 세 차례 '매운 맛'을 봤을 것이다.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아귀는 입이 크고 흉하게 생긴 모습 때문에 그러한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아구'는 아귀의 잘못된 말. 겨울철이 되면 4월부터 시작되는 산란에 대비, 아귀가 몸 관리를 하기 때문에 상태가 좋아진단다. 아귀가 겨울 제철 요리가 된 이유다. 근래에는 혈압을 내리는 약효로도 인정되어 고혈압 환자 등이 즐겨 찾고, 피부 미용에도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

 

개업한지 6년쯤 됐다는 번지농장엔 주말 하루 700~800여명의 손님이 찾는다고. 오후 2시가 넘도록 번호표를 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인기비결은 뭘까?

 

번지농장은 돌판아귀찜으로 2007년 특허를 받았다. 각각 고유의 맛을 낼 수 있도록 아귀와 콩나물을 따로 조리해, 아귀살은 탱탱하며 부드럽고, 콩나물은 아삭아삭한 맛을 낸다는 게 특징이다. 직접 재배한 고추와 마늘 등 엄선된 재료를 사용한 아귀찜 국물은 깔끔하고 얼큰하다. 아귀찜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별미.

 

예약은 필수. 도로에서 음식점까지 500m 정도 좁은 길이 이어져, 양보운전이 필요하다. 분점은 전주에 2곳, 익산, 군산, 순창, 서울에도 있단다. /대표 심현주씨, 063-261-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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