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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전라감영 복원, 이제 시작합시다

조법종(우석대 사회교육과 교수)

전라감영은 경기전과 함께 '조선왕조 발상지 전주'를 대표하는 공간이다. 조선시대 지방통치의 중심이면서 전라도의 문화 발신지로서 호남문화의 대표공간으로서 자리하였다.

 

이곳은 각종 의례와 연회를 위한 전주음식을 만들어 내 전라도 한정식문화로 계승되었다. 또한 감영의 지소에서 만들었던 종이는 최상의 종이로 왕실에 공헌되어 한국 최고의 종이로 자랑되었다. 아울러 감영에서 수많은 서적들을 출판하였는 데 현재까지도 5000여매의 목판이 보존되어 전라감영이 한국 전통 출판문화의 중심이자 지식을 확대 재생산시켰던 전통 지식문화의 중심임을 웅변하고 있다.

 

또한 전라감영과 전주부영의 지방관리들이 서로의 위세를 뽐내기 위해 시작한 소리경연이 전주대사습으로 발전해 한국소리문화의 전통을 만들어 내었던 공간이기도 하다. 아울러 콩쥐팥쥐전의 후반부 이야기 공간으로 고전소설의 무대로도 부각되는 그야말로 문화백화점 같은 공간이 전라감영이었다. 그리고 1894년 이 땅에서 처음으로 관과 민이 함께 통치하였던 집강소 통치의 현장 즉, 전통 민주주의의 출발지였다.

 

아울러 전주의 특산품 부채가 만들어지던 곳이 전라감영의 선자청이었고 백성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국이 있었던 곳이다. 이같이 전라감영은 최근 전주가 지향하는 한국 전통문화의 중심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였던 대표 역사문화공간인 것이다.

 

이러한 전라감영의 복원은 감영의 대표 공간인 선화당의 정확한 위치 확인이 되지 않아 지지부진하였다. 그런데 지난해 12월말 전주역사박물관이 국가기록원 자료를 조사하던 중 전라감영 선화당의 정확한 위치가 그려진 1931년도 청사진 도면을 찾게 되었다. 이 도면은 1/300 건축도면으로 선화당과 함께 감사 휴식공간인 관풍각 등 전라감영 핵심 공간의 위치가 정확히 묘사되어 감영복원의 획기적 전기를 제공하였다.

 

이제 전라감영의 복원이 본격 추진될 수 있는 결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전라감영은 단순한 전통 지방통치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전라도 지방문화의 원천이자 한국 전통문화의 발신지였다는 점에서 전주를 먹여살릴 새로운 문화자원으로 되살아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전라감영 복원은 타 지역이 추진하였던 어정쩡한 복원으로 진행되지 않기를 바란다. 즉, 전라감영은 복원계획과 함께 활용방안까지 함께 마련하여 단순히 박제화된 빈 공간복원이 아니라 전라도의 문화, 한국의 대표적 전통문화가 함께 살아 숨쉬는 복원이 추진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라감영의 복원공간을 전주역사박물관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명실상부한 복원 방안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감영이 복원되면 한옥마을, 풍남문과 연결되고, 객사로까지 공간이 확대되어 전주 구도심 활성화가 함께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아울러 사대문이 복원되면 전통 지방통치(전라감영·객사)와 의례(경기전), 전통 교육(향교)과 전통 생활(한옥마을), 그리고 읍성공간(풍남문 등 사대문), 전통교역(남문시장) 등 다채로운 전통 문화도시 공간을 갖추어 전주는 그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가 되고 장래에는 세계문화유산 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전통공간과 한스타일로 통칭되는 한국 전통 생활문화가 결합되면 명실상부한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에서 한국을 느끼자'는 구호가 이룩되리라고 생각된다.

 

/ 조법종(우석대 사회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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