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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새겨진 아름다운 자연

민중화가 이근수씨 '빛 그림'

"만규형(한국화가 송만규)은 붓그림은 안하고 왜 이거 하느냐고 묻대요. 사실 평면 그림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김은주 큐레이터가 내 일터에 와서 이작품으로 이 전시를 추천했죠. 문종이에 비춰지는 빛을 보면서 편안한 빛을 내 손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도 들었구요."

 

민중화가 이근수(45·전북민미협 회장)씨가 '빛그림'을 소재로 한 첫번째 개인전 '꽃줌'을 열고 있다. 그에게 작품은 또 하나의 꽃. 관람객들이 작품(꽃)을 통해 아름다운 삶으로 열매를 맺길 바라는 뜻에서다.

 

그는 자신의 '빛그림'을 두꺼운 종이에 문양을 새겨 빛의 그림자를 찍어내는 판화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종이에 새겨진 꽃 해 달 나무 등 아름다운 자연이 빛을 통해 새롭게 드러난다.

 

"'빛그림'을 1999년에 시작했으니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빛에 색을 입히는 그림이자 몸을 더하는 조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둥글면서도 섬세한 선은 달항아리에서 힌트를 얻었죠."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총 49점. 스스로를 '그림 그리며 살아가는 그림쟁이'라고 말하는 그는 대학 시절 기독교사회운동연합에서 활동했고, 95년 전북민미협을 만들어 지금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개인전은 안해도 민미협 전시라면 전국 어디에서 열리든 다 참여해왔다.

 

그는 "사람과 사람의 얼굴 사이에 1㎜도 안되는 실이 가로막고 있어도 답답하지 않느냐"며 "미술은 사회를, 사람을 숨통 트이게 해주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생명운동이나 평화운동, 통일운동이 다 한 줄기라고 생각한다"며"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에 대한 화두를 사회에 던져주는 것이 바로 좋은 미술"이라고 했다. 그는 조만간 또 다른 개인전을 열어볼 생각이다. 거기서도 삶을 아름답게 하는 미술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이근수 빛그림전 '꽃줌'=6~12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

 

황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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