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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거리에서] 정읍 정우초등학교의 불빛

전주교대생 정우초등생 1대 1 결연…멘토 멘티로 2박 3일 새로운 체험

시골 학교들은 명당자리다. 나라의 장래를 이끌어 갈 동량들이 하루는 지내는 곳이어서 사람들은 학교터를 그 지역에서 제일 아늑한 곳에 자리를 잡아주었다. 운동장에 들어서니, 낮은 2층집 한 동이 작은 산을 등에 지고 길게 자리를 잡고 있다. 운동장 가에 서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학교의 역사를 말해 준다. 이 마을에서 자라 이 학교를 나왔다는 송제훈 학교 운영위원장은 한 때 이 학교 학생 수가 1000명이 넘었다고 한다. 류순선 교장 선생님과 교장실에 앉았다. 강연을 다니면서 단체장이나 학교장의 집무실에서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는다. 기관장들의 집무실에 들어서면 그 방주인의 모든 것들이 온몸에 전해져 온다. 학급에 들어가면 그 학급선생님과 아이들의 숨길 수 없는 사랑의 온기가 전해져오듯이 말이다. 밤 7시, 행사장으로 갔다. 정읍시 정우면 수급리에 자리 잡고 있는 정우초등학교 학생은 32명 유치원 8명, 교직원 18명이다. 오늘밤은 식구가 불어났다. 전주교육대학교 수학과 3학년 34명에다가 학부형 10명 정도가 작고 어여쁜 강당에 자리 잡고 앉아 있다. 오늘 행사는 "아름다운 만남. 행복한 대화 대학생 멘토링 결연사업" 2박3일 캠프 첫날밤이다. 2박3일동안 교대생들을 위한 수업 공개, 교대생들의 수업도 있다. 2박3일 행사 중에는 학교장 특강이 있고, 교수님의 특강, 캠프파이어 별보기 등도 진행된다. 교육대학 학생들의 농촌학교 체험을 위한 이 사업이 2007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3년째다. 교대 학생들과 정우초등학교 학생들과 1대 1 결연을 통해 서로 멘토와 멘티가 되어 2박3일간 새로운 체험을 하는 것이다. 가을이 되면 정우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전주교대로 현장체험학습을 간다. 그리고 하루 종일 공부하는 교대 생들과 함께 지낸다. 내 강연이 끝나고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대학생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고단한 몸을 이끌고 온 학부형들도 동시를 한편씩 써 보았다. 글을 잘 쓴 어린이와 어른들에게는 내가 가지고 간 내 시집을 사인해서 선물로 주었다. 9시가 넘었다. 밖에 나오니 어두운 들에서 개구리들이 운다. 개구리 울고 개망초 꽃 가득한 논길을 빠져나와 학교를 돌아본다. 학교에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다. 심어놓은 모들이 자리를 잡는 들판이 눈을 환하게 뜨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김용택 본보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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